젊은 치의, 최우선 고민은 '불안한 경영'
상태바
젊은 치의, 최우선 고민은 '불안한 경영'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7.02.22 0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철수캠프, 전공의·사회초년생·초보개원의의 버스킹광장…전문의제 형평성 언급도

 

"후배들이 행복해야 선배들도 행복해진다. 선배들만 행복한 집단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김철수 예비후보의 혁신캠프(이하 김철수캠프)가 청년미래희망치과포럼(대표 황재홍)을 열고, 젊은 치과의사들과 고민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젊은 치과의사가 말하는 대로'를 타이틀로 한 버스킹광장은 치과미래정책포럼이 생겨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포럼은 황재홍 대표가 사회를 맡았으며, 조선일보 김철중 기자, 대한치과대학병원전공의협의회 최범식 회장, 스마일어게인치과 유성훈 원장, BK치과 반재혁 원장이 버스커로 참석했다.

김철수 예비후보

이날 패널들은 의료기관을 과도한 경쟁구도로 내모는 치과계 현실을 우려하면서 경영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드러냈다.

치과의사 쌍둥이 아빠의 '아이(齒)야기'(www.aeestory.com)라는 인기블로그를 운영 중인 유성훈 원장도 젊은 치의들에게 개원은 마냥 미룰 수도 없는, 그러나 미루고 싶은 일이라고 말한다.

유 원장은 "한 해 800명의 치과대학 졸업생이 쏟아지고 600~1000여 개의 치과가 사라지고 새로 생겨나는 환경 속에 개원은 두려운 일"이라며 "성행하는 개원세미나에서는 걱정만 늘고, 소상공인 상권분석 사이트를 살피다 보면 서글프기까지 하다"고 토로했다.

그런 그가 반나절 진료를 꼬박 빼고 건당 10만원 남짓의 연자료를 받고 지방 백화점 문화센터 강연을 다니기도 한다. 육아를 하고 있는 '아빠 치과의사'로서의 사명도 있지만, 젊은 치의가 기성세대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키울 기회이기도 하다.

반재혁 원장은 만으로 개원 10년차를 맞는 어느덧 초중년(?)의 치과의사다. 차트번호를 200번도 채우지 않은 치과를 선배에게 수억을 주고 인수했다가 확장개원을 한지 5년만에 건물주에게 쫓겨난 것이 그의 첫 개원스토리다.

현재 반 원장은 "그 후 1km 이내의 거리에 다시 치과를 열었지만, 건물주가 옆건물을 인수하더니 대규모 컨벤션센터를 짓는다고 해 떨고 있다"고 한다.

그는 10년 앞서 개원한 선배 치과의사로서 임상 능력 향상을 위한 노하우를 전하기도 했다. ▲좋은 멘토를 만나라 ▲매 임상케이스를 사진으로 남기고 기록하라 ▲다른 동료치의들과 케이스를 공유하고 소통하라는 것이 그의 팁이다.

전공의협 최범식 회장도 개원에 대한 젊은 치의들의 막막함을 토로했다.

최 회장은 "치과의사 인력 과잉으로 인해 인구대비 치과의료기관의 밀집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치과의 운영은 개인의 몫이지만 국가가 개입해 수가를 통제하고 있는 현실은 어렵기만 하다"고 했다. "이런 현실에서 치과 건강보험의 확대 역시 일본 치과계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도 덧붙였다.

미래의 주인 '젊은 치의' 배제된 정책도 문제

그는 대학병원의 규모 대비 지나친 환자 쏠림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최 회장은 "전문의 다수개방에 따라 수련기관이 지금보다 증가할 경우 개원가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전공의들의 처우는 더욱 열악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일반의가 치과계의 근간을 이루는 지금 상황에서 전문의를 다수로 늘리는 것은 사회적인 낭비라는 것이 최 회장의 의견이다. 그는 "대수가 누리는 자유를 포기하고 전문의의 길로 들어섰는데, 200~300시간 교육으로 손쉽게 전문의를 얻는 현 개정안은 부당하다"고도 주장했다.

최범식 회장

그는 전공의를 대표해 열악한 업무 환경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학생 관리, 운전, 행사기획 등 업무 범위를 벗어난 과중한 업무가 여전히 있다"며 "연차도 다 사용하지 못하는 등 각종 권리도 제한된 상황에서 낮은 급여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치과계의 구성원임에도 관련 정책 결정에 참여할 통로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그는 "선거철이 아니면 의견 청취의 시도조차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는 치협뿐만 아니라 병원에서도 정식 소통 창구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공의의 급여 현실화와 업무범위 법제화가 선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은 "병원 및 학교 경영상 전공의의 급여 인상이 어렵다면 이는 방만 경영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당장 전공의의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없다면 업무 강도에 합당한 급여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제자로 참석한 김철중 기자는 질병을 치료하던 과거 의료트렌드가 인간의 삶을 관리하는 예방 중심으로 넘어가면서 치과의사를 포함한 의료인의 미래는 결코 암울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지고 가정과 대학병원 중심의 의료서비스로 개편될 것"이라며 "분할된 진료과목은 '통합의료'로 개편되고 유전자 치료, IT의료 등이 발달할 것"이라며 치과계의 대비를 주문했다.

아울러 국민건강보험제도에 대해 그는 "치과건강보험 역시 계속 확대될 전망"이라며 "우선은 불만족스럽더라도 보험항목을 확대하고 추후 재정상태에 따라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