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반영 위한 노력이 ‘보람된 결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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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반영 위한 노력이 ‘보람된 결실’로
  • 이상미 기자
  • 승인 2016.11.17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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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건치 산하조직 소개②-2] 구강보건정책연구회가 걸어온 길

본지는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구강보건정책연구회(회장 전양호 이하 정책연구회)의 인터뷰에 이어, 보고서 발간과 토론회 진행 등 정책연구회가 남긴 그간의 궤적을 전한다.

정책연구회는 한국사회에 만연한 구강보건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 정책의 한계를 분석했다. 또한, 이 분석을 바탕으로 정책대안을 제시하면서 정책 실행에 대한 구체적 제정 추계와 구강보건 정책의 로드맵을 제시해왔다.

아울러 본지는 정책연구회 역사의 산 증인(!)인 정책연구회 김철신 전임회장의 미니 인터뷰도 함께 담았다. 김 전임회장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연구회의 연구사업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에 대해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실현된 정책이 진료 현장에서 어떻게 피부로 느껴지는 지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구강보건정책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연구 '보고서 발간' 

 

▲도서출판 건치에서 출간된 보고서들

정책연구회는 1998년을 시작으로 구강보건 정책 관련 연구보고서 발간에 힘썼다. 초기 보고서의 경우, 남북한 통일을 염두에 둔 구강보건 정책 연구가 눈에 띈다. ‘남북한 통일 구강보건의료제도 구상(2001)’과 ‘통일한국구강보건의료제도 수립을 위한 남한 치과의사의 의식개발 방향 연구보고서(2001)’는 이 시기의 성과다.

당시 정책연구회는 남북한 통일 이후 구강보건 의료 제도의 통일이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양측 구강보건제도의 통합 기준을 제시하고자 했다. 아울러 남북한 통합에 대한 남한 치과의사의 견해를 조사하고, 보다 바람직한 통합 안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이후 정책연구회는 보험급여 확대와 장애인과 노인 등 의료혜택이 필요한 계층을 조명하는 데 집중한다. ‘장애인 구강보건정책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2002)’와 ‘2002년도 치아홈메우기 및 노인의치보철사업에 관한 평가연구(2002)’ ‘치석제거의 건강보험 급여방안 모색을 위한 기초 연구(2006)’는 이 시기의 연구 결과물이다.

이밖에 정책연구회는 공공 구강보건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여 ‘2001년 보건소 구강보건사업 표준모형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2001)’를 편찬하는 등 공공 의료체계 개선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다.

2000년대 중반에 들어 정책연구회는 노인틀니 급여화 확대, 치과 주치의 제도 등 현 시점에서 활발히 논의되는 구강보건 정책에 대한 연구성과를 내놓는다.

2007년 당시 발간된 ‘2017 건강세상 실현을 위한 구강보건 정책과제(2007)’도 중요한 결과물로 꼽힌다. 이 보고서에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향후 10년 간의 구강보건 정책의 향방에 대한 제안, 더불어 보건복지부의 구강보건팀이 해체된 상황에 대한 대안이 담겨 있다.

정책 논의의 핵심활동인 ‘토론회 개최’

 

▲건치신문과 공동주최했던 '의료법 개정안의 의미와 전망' 토론회 모습

정책연구회의 주요 결과물인 보고서는 모두 치열한 토론회를 통해 내용의 탄탄함을 기했다. 특히 토론회는 2002년을 기점으로 정책연구회가 순수 연구체계로 전환을 선언하면서 정책연구회의 중점 활동이 됐다.

정책에 대한 사업 수행계획 토론도 중요했지만, 세계 의료개혁 흐름과 관련한 해외 사례도 중점적으로 조명됐다. 2003년 9월 ‘세계 의료개혁의 최근 흐름’이란 제목 하에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미국과 영국, 네덜란드의 사례가 소개됐다.

스케일링 보험급여 확대,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치과영역 요양급여 개발정책 등의 주제도 토론회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다. 정책연구회 내부 토론회와 함께 정책에 대한 주요 이해 당사자인 정당과 공단, 시민사회단체를 포함하는 토론회도 꾸준히 개최됐다. 이를 통해 정책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논의의 장이 만들어졌다.

이밖에 정책연구회는 전문의제 토론회 등 국내 치과의료 인력 수급문제에 대해서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고 토론회를 통해 관련 논의를 진행해나갔다.

2000년대 후반에는 구강보건 정책의 대선 공약화를 위한 토론회가 큰 주목을 받았다. 정책연구회는 이 토론회를 통해 ▲아동 청소년의 예방 중심 치과의료 전면 보장 실현 ▲노인 장애인의 구강건강 관련 삶의 질 향상 ▲공공 구강보건 인프라 대폭 확충 ▲인두제 도입 등 향후 정책연구회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인두제 등의 논의는 2010년 5월 진행된 ‘아동 청소년 치과주치의 제도와 건치의 역할’ 토론회에서도 주요하게 언급됐다. 이 토론회에서 주치의 제도 도입을 반대하는 의료 공급자들에게 수가 정책의 대안이 제시되는 등, 현재 주요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 중인 치과 주치의 제도에 대한 중요 내용이 풍성하게 논의된 바 있다.

 

[미니인터뷰: 정책연구회 김철신 전임회장]

 

▲김철신 전임회장

Q. 정책연구회에 참여한 계기가 궁금하다.

정책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구강건강 불평등을 개선하려는 건치의 주요 정신을 실제로 구현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정책 대안들을 만들고, 그에 대한 근거를 갖춰 설득하고 싸워나가는 게 중요했다. 국민 건강권 향상을 위해 구호를 외치는 것과 그 구호를 뒷받침할 실행 가능한 계획을 제시하는 건 꼭 필요했으니까.

Q. 정책연구회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자면?

가장 기억나는 것을 꼽자면 노인틀니 급여화 운동이다. 2000년 대 초반만 해도 노인틀니를 급여화하자는 내용은 꿈같은 소리로 여겨졌다.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어갈 것이다, 혹은 치과의원들이 타격을 받고 줄줄히 망해갈 것이다 등등 의견이 분분했다.

이 상황에서 당시 건치는 정책연구회를 중심으로 노인틀니에 대한 구체적 실행안을 준비해나갔다. 정책연구회에서는 그때까지 나와 있던 자료들을 모아 재정을 구체적으로 계산하고, 치과 의원이 수용 가능한 수가를 추정했다. 아울러 제도 안착을 위해 실시할 수 있는 여러 대안이 검토됐다. 지금 생각하면 현재 시행 중인 노인틀니 급여화 제도와 크게 다르지 않은 대안이다. 여기에 본인 부담금 인하에 대한 방안도 함께 제시됐으니, 매우 깊이 있는 연구가 진행된 셈이다(웃음).

Q. 정책 제안도 중요하지만 정책실행과 관련한 실무자 설득도 중요했을 텐데?

정책연구회가 진행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해 관계자들을 열심히 설득해나갔다.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고. 정책을 알리는 과정에서 막연하게 설득한 것이 아니었다. 정책연구회가 진행한 구체적 성과들이 있었으니까. 일 년에 수십 차례 간담회와 토론회를 열었다. 이런 노력 끝에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정책연구회가 제안한 정책들이 인정받은 것은 물론, 노인틀니 급여화까지 이뤄낸 거라고 생각한다.

덧붙여 말하자면, 정책연구회가 추진해 실현된 정책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 2012년 당시 노인틀니 급여 시행 첫 날 오전 9시 전부터 문 앞에서 기다리던 분이 계셨던 거다. “오늘부터 틀니 보험이 된다고 해서 왔다”고 하면서 치과에 같이 들어섰다. 지금도 내가 운영하는 치과의원 앞에 기다리던 그 환자를 잊지 못한다.

Q. 그간 활동해온 회원으로써 정책연구회 활동의 가장 큰 보람을 꼽자면?

건치의 정신을 반영할 정책을 마련하는 것. 그 정책의 근거와 실행방안을 만들어내는 것. 나아가 정책에 의해 국민들의 구강건강과 삶의 질이 향상되는 구체적 진료를 하는 것. 이 모든 과정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을 꼽고 싶다. 이는 다른 회원들과 함께 했기에 가능한 경험이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목 받고 있는 아동청소년 주치의제도도 마찬가지의 경험을 가져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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