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불에 사전예방원칙 주장은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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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불에 사전예방원칙 주장은 "부적절"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5.10.26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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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연합 성명, 소모적 논쟁 중단 촉구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 등 진보적 보건의료단체들의 연합체인 보건의료단체연합(집행위원장 김정범 최인숙, 이하 보건연합)이 오늘(26일) 성명을 발표, 최근 격화되고 있는 수돗물불소농도조정(이하 수불)사업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해 나섰다.

보건연합은 성명에서 "현재 진행되는 수불 논의가 불필요한 강점적 앙금만을 더하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전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추진하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의 상당수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건강할 권리를 위해 노력해 온 집단이기에 더욱 그러하다"고 밝혔다.

보건연합은 "상호간의 대화와 이해가 중요하다"면서 논쟁의 주요한 몇가지 주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결론적으로 "수불사업은 충치예방을 위해 가장 안전한 방법이자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사업"이라고 결론내렸다.

이어 보건연합은 "우리는 유전자 조작식품문제나 광우병 쇠고기의 살코기 수입문제에 있어서는 사전예방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면서 "이 문제들이야말로 아직 인체에 해가 없다는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수불은 최소 60년이라는 두세대동안 인체위험이 아직까지 증명되지 않은, 위와.는 다른 사안"이라면서 때문에 "수불사업에 대해 사전예방원칙을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최근의 수돗물 불소화를 둘러싼 논쟁에 대한 견해

지난 6월 15일 장향숙의원 등이 현행 구강보건법에 주민의견을 물어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된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이하 불소화)을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실시한 지역주민 여론조사 결과가 과반수 이상의 반대의견인 경우”가 아니면 시행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국회 보건복지위에 제출하였다. 이 계기를 통해 수돗물 불소화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다시 재연되어 진행중이다.

우리는 현재 진행되는 논의가 여러 사회운동진영간에 또 한번의 불필요한 감정적 앙금만을 더하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전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불소화를 추진하는 집단이나 반대하는 집단들의 상당수가 우리사회의 구성원들의 건강할 권리를 위해 노력해온 집단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 때문에 우리는 불소화를 찬성하던 혹은 반대하던 간에 상호간의 대화와 이해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전제 위에서 우리는 최근 불소화 논쟁에서 주요한 주제로 논의되었던 몇 가지 부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첫째 우리는 우리사회의 구강보건문제, 특히 충치와 이로인한 치아의 손실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우리사회의 건강문제 중에서 가장 도외시되었던 분야 중 하나가 구강보건문제다. 우리사회의 충치문제는 매우 심각하고 또한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모든 치아가 영구치인 12세 어린이의 충치 갯수는 OECD 국가 평균이 1개인 반면 우리나라는 3.5개이다. 더욱 더 큰 문제는 서구에서는 1970년대에 4-7개에서 현재 1개 정도로 줄어든 데 반해 우리 나라는 역으로 0.7개에서 3.3개로 5배 가량 증가하였다. 이 결과 현재 60세 이상 노인들의 경우 반 수 이상이 치아상실로 틀니가 필요한 환자이다.

치아의 건강은 흔히 별 문제가 아닌 것으로 치부되나 치아가 건강한 사람의 경우와 건강하지 못한 경우의 평균수명차이는 다른 모든 요인의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치아가 건강하지 않으면 이 하나의 원인만으로 2년 이상 수명이 단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아상실로 인한 사회적 비용 또한 매우 크다. 다른 간접적 비용을 빼고 노인 틀니를 위한 비용만 연간 1조 5천억원의 비용이 든다. 치아없이 음식물을 먹는 고통이나 장기간 치아가 없어 구강 및 안면구조가 뒤틀리면서 생기는 고통은 우리나라의 많은 노인들이 지금도 매일 겪고 있는 고통이다. 치아건강문제를 작은 문제로 보거나 개인적 문제로 취급하는 것은 피해야 할 인식이다.

치아건강의 문제, 치아상실로 인한 구강보건의 문제는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이고 따라서 사회적 해결책을 찾아야만 하는 문제이다. 불소화는 이러한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정책이다. 이에 대해 정책적 합리성과 비합리를 따지기 이전에 ‘전염병으로 인한 예방접종의 문제처럼 죽고 사는 문제도 아닌데’라는 식의 문제제기는 올바른 문제제기가 아니다.

둘째 우리는 불소화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현재까지는 없음을 주장하고자 한다.

우리는 우선 가장 먼저 ‘불소’가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든가 ‘절대적으로 안전하지 않다’ 라는 식의 논쟁이 더 이상 안전성 논쟁이라는 이름으로 쟁점화되지 않기를 바란다. 모든 화학물질은 일정량 이상의 양을 복용하면 독극물이며 불소도 당연히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불소는 독극물이다. 따라서 불소를 수돗물에 타서는 안된다’는 논의는 합리적 논쟁을 불가능하게 하는 태도이다. 현재 수돗물 불소화 농도(0.8 ppm)로는 하루에 수돗물 1000L, 즉 1L짜리 생수병 1000개를 마셔야만 불소의 독성이 나타난다. 염소도 일정량 이상을 복용하면 독극물이 된다. 그러나 누구도 염소가 독극물이므로 염소소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또한 우리는 최소한의 과학적 기반위에서 수돗물 불소화가 논의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번 논쟁과정에서도 사실상 기본적인 과학적 근거도 가지지 못한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불소가스의 위험성을 들어 수돗물 불소화가 위험하다는 논리가 대표적인 예다. 불소가스와 수돗물 불소화에 사용되는 불소는 전혀 다른 불소화합물이다. 이러한 주장은 염소가스의 위험성을 근거로 수돗물의 염소소독을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주장일뿐이다.

안전성의 문제에서 가장 많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장기적 독성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행해진 연구에서 불소화의 장기적인 문제가 있다고 밝혀진 부분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물론 이러한 연구 결과가 불소가 절대적으로 안전하며 다른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100%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60년 이상 수천만명이 불소를 사용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인체에 대한 위해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불소화의 위험성을 주장하는 근거들은 모두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몇사람을 평생동안 속이거나 수많은 사람을 일시적으로 속일수는 있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을 두세대동안 속일 수는 없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단지 주류과학계의 음모로 치부하는 것은 합리적인 태도라고 보기 힘들다. 오히려 지금까지 불소화의 위험성을 지적했던 수많은 주장들이 근거가 없음이 밝혀져 온 것이 수십년동안의 역사였다. 수불화의 위험성을 주장해온 일부 논자들이 펼치고 있는 ‘에이즈는 없다’는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온 역사와 마찬가지이다.

일일이 거론하기는 힘들지만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질병과 위험성의 발생에 대한 문제들이 논의되었고 이 주장들은 하나하나 모두 반박되었다. 불소가 수도관을 불식시킨다는 주장도 있으며 실수로 불소가 한꺼번에 많은 농도로 투입될 수 있는 위험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그러나 불소가 수도관을 부식시키는 것은 근거가 없는 주장임이 밝혀졌다. 불소의 과다투입위험에 대한 우려의 문제제기도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불소를 투입하고 있는 정수장에서는 2일치의 불소만을 불소투입구에 넣어둔다. 이틀치가 한꺼번에 투입된다고 해도 미국의 수불농도 1.5 PPM과 비슷한 수치일 뿐이다.

우리는 불소화반대을 주장하시는 분들에게 오히려 묻고싶다. 불소가 정말 안전하지 않다면 이는 한국만이 아니라 전세계에 있어 진정으로 큰 문제일 것이다. 전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들이 수돗물 불소화를 시행하거나 치아의 불소도포를 시행하거나 또는 소금이나 간장 등에 불소를 첨가하여 구강건강증진을 도모한다. 서유럽에서 비롯 불소화의 비율이 낮다고는 하나 이는 충치 예방으로서의 불소 자체의 거부에서가 아니라 수돗물의 식수 사용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이들 국가가 불소화의 대안으로 훨씬 고농도의 불소를 이용하는 소금불소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하물며 불소가 정말로 위험하다면 당장 불소농도가 1.3ppm인 설악산 오색약수를 포함한 전국의 많은 약수를 당장 금지하여야 하며 불소치약의 판매를 금지하여야 하지 않을까? 불소는 인간의 뼈를 포함한 장기에 분포되어 있는 정상적 함유물의 하나이다.

현재까지 수십년동안 전세계의 수억명의 인구가 수돗물 불소화 또는 여러형태로 불소를 섭취해왔다. 그리고 이 결과 현재까지는 구강건강증진효과는 크고 명백한 반면 인체에 대한 위해는 없는 것이 결과이다. 불소를 ‘안전성에 대해 논란이 있는 문제’라고 취급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 ‘수불화를 포함한 불소를 통한 구강증진사업이 위험하다는 과학적 근거는 수불화가 시행된 이후 60년간 확인된 바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논의가 보여주는 결과이다.

세 번째 우리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다시한번 확인하고자 한다.

우리는 먼저 장향숙의원등이 제출한 여론조사를 통해 반대여론이 50%가 넘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장이 수불화를 실시할 의무를 지닌다는 법안이 주민여론을 올바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는 법안이라는 문제인식에 대해 동의한다.

여론조사 또는 주민투표조차도 올바른 정보의 제공없이 이루어질 경우 정부의 의지를 관철하는 손쉬운 여론조작의 도구로 사용되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또한 과반수의 찬성에 의한 결정이 아니라 과반수의 반대가 아니면 결정한다는 법안내용은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장향숙의원의 법률안 중 수불화에 대한 주민의견수렴은 주민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 후 보다 정식화된 의견 수렴절차를 명문화하는 방향으로 변경되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민주주의에서 소수의 선택권은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인 문제임을 다시한번 확인하고자 한다. 우리는 소수자의 권리가 보호되어야 함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어떤 공익적 제도를 시행함에 있어 소수자의 권리가 침해된다는 합리적 근거가 존재할 때에만 소수자의 선택권이 존중될 수 있다.

또한 개인의 선택권이 무제한 보장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흡연권도 선택권이다. 그러나 흡연권을 제한하는 것이 비민주적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최근 취학 어린이에게 홍역 예방 접종을 의무화한 것은 개인의 선택권보다 공중 보건의 원칙이 우선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 예다. 오히려 수불화야말로 장애인 등 구강보건이 취약한 소수자들을 위한 적극적인 사업이다. 장향숙의원이 수불화사업을 다소 무리한 방법으로 지자체가 시행하려하게 한 원인도 바로 이러한 장애인들을 위한 충정이었다고 우리는 판단하고 있다. 

불소화된 수돗물 역시 시민들이 식수로서 마시기에 적합한,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일 뿐이다. 상수도로서의 그 어떤 수질기준을 벗어나기 않는 것이다. 불소가 첨가되어 선택권이 제한받고 있다면, 자연적으로 불소가 존재하는 지역의 상수도의 공급도 불소 수돗물 섭취를 거부하는 사람들의 선택권을 억압하는 것인가? 더 나아가 이미 한국에서는 음용수로 수돗물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매우 많다. 국가가 수돗물을 강제로 사람들에게 먹게 하지 않는 이상 수돗물 불소화를 ‘강제의료행위’라고 비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비판이다.

우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불소화는 충치를 예방하는 방법으로서 개인의 위생이나 여타 다른 방법이 있기는 하나 가장 안전한 방법이자 또한 사회적 비용의 측면에서보아도 가장 효율적인 사업이다.

수불화를 시행하는 곳과 시행하지 않는 곳에서의 충치차이는 개인당 2개 가량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지금까지의 조사결과이다. 안전성의 문제와 소수의 선택권의 침해라는 문제제기에 대해 우리는 불소화의 안전성은 GMO나 화학농약 등과 같은 것과 비교될 수 없는 것으로, 장기간의 검증을 통해 얻은 효용과 안전성을 볼 때 수용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골육종, 불소골격증, 지능저하 등 불소화의 위험을 경고하는 수많은 반대 주장들이 이미 6,70년대에 제기되었다. 그러나 이 주장들은 많은 논의를 통해 근거 없음이 밝혀졌다. 최근의 워싱턴 포스트에 보도된 불소화 반대논문의 이른바 ‘출판금지조캄를 둘러싼 골육종에 관련된 논란도 이미 여러차례 논의되고 근거 없음이 밝혀진 문제 중 하나이다.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불소화는 지지를 얻고 있다. 이 모든 단체들이 지지하는 내용을단지 주류전문가들의 음모에 견해일 뿐이라 것은 지나친 과장이다. 한국에서의 대한의사협회의의 수돗물불소화에 대한 서울대 예방의학교실 용역결과보고서는 수돗물 불소화는 인체위험이 없다는 것을 결론으로 하고 있다. 수돗물불소화가 논란이 많다고 주장되는 것을 살펴보면 오히려 60년간안전성에 대한 의혹의 제기에도 불구하고 아직껏 불소화의 위해의 증거를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을 말하며 이는 오히려 안전성에 대한 증거일 뿐이다.

우리는 수돗물 불소화가 충치에 대한 만병통치 제도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패스트푸드와 같은 적절치 못한 식생활의 교정을 위한 공중보건사업과 그 외 여러 치료의 보험적용 등 여러 제도의 마련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전체 인구의 구강건강 수준을 향상시킬 기회를 보편적으로 제공하며, 특히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별도의 시간과 비용을 들이기 어려운 이들에게 수돗물 불소화는 여전히 가장 효과적인 구강보건보건사업이다.

우리는 유전자조작식품문제나 광우병쇠고기의 살코기 수입문제에 있어서는 사전예방원칙이 지켜져야 할 분야라고 본다. 이 문제들이야말로 아직 인체에 해가 없다는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 그러나 수돗물 불소화는 이 문제와는 전혀 성격이 다른 문제이다. 최소한 60년이라는 두세대동안 인체위험이 아직까지 증명되지 않은 공중보건제도에 대해 사전예방원칙을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우리는 불소화를 반대하는 분들의 의도의 순수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이 분들에게 공중 보건이란 영역에서의 원칙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를 가져주시기를 간절히 당부드린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수불화를 비롯한 우리사회의 구강보건의 향상을 위한 여러방안에 대한 지속적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회는 모든 형태의 논의를 환영하며 이를 통해 우리의 논의가 국민의 건강권 향상을 위한 생산적 결실을 맺게 되기를 기대한다.

2005. 10. 26(수)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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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형찬 2005-10-27 17:36:54
이름이 잘못 기재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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