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수불사업 ‘졸속 여론조사’로 위기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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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수불사업 ‘졸속 여론조사’로 위기 예고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6.05.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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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논리 오류 범한 황당한 설문조사로 여론 호도 우려…수불 반대론자 동원력 예상도

김해시 수불사업 설문조사가 범한 세 가지 논리의 오류

#충치예방과 치아건강을 위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양치 등 개인위생관리 ▲수돗물 불소투입 ▲주기적인 치과치료 중 무엇일까.

 

→역으로 해석하면 세 가지 보기 중 ‘가장’ 바람직한 한 가지 방안을 제외한 나머지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방안이 된다. 질문 자체가 이미 흑백 논리의 오류(어떤 집합의 원소가 두 개밖에 없다고 여기고 추론하는 오류)를 범하는 셈.

 

#유해물질인 불소가 비록 적은 양이라 하더라도 장기간 음용시 건강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중략)

 

→“나트륨이나 염소는 유독성 물질이야. 그러니 염화나트륨도 유독성 물질이지” 흔한 결합‧분해의 오류(부분의 속성을 전체도 가진다거나, 전체의 속상을 부분도 가진다고 추론하는 것)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수불논쟁에서 흔히 오류를 범하게 되는 대표적인 논리이기도 하다.

 

#불소를 수돗물에 첨가함으로써 수돗물을 더 불신하게 된다고 생각하는가?

 

→흔히 유도질문이라고 하는데 복합 질문의 오류(수긍할 수 없거나 수긍하고 싶지 않은 것을 전제하고 질문함으로써 수긍하게 만드는 것)에 해당한다.

얼핏 수돗물 불소화에 강경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개발한 설문지에서나 볼법한 내용이지만,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이하 수불사업)을 실시하는 김해시 상하수도사업소가 정식으로 실시하는 여론조사의 일부 문항이다. 이 같은 엉터리 여론조사로 수불사업에 대한 여론이 또 다시 심각하게 왜곡될 위기에 처했다.

김해시 상하수도사업소는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관련 설문조사를 통해 김해시 삼계정수장과 명동정수장에서 실시하고 있는 수불사업에 대한 홍보 기초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수불사업이 이미 세계보건기구 등에서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 받았음에도 이번 설문조사에서 반대론자 측의 일방적인 논리를 고스란히 반영한 문항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총 16문항으로 구성된 이번 설문조사지에는 응답자의 식수 종류를 묻는 것을 시작으로 수돗물에 대한 만족도와 인지 여부에 대한 문항이 이어졌다.

특히 이미 수많은 논문을 통해 입증된 수불의 안전성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면서도, 반상치, 골절, 신경계장애 등 위험성에 대한 주장은 근거 없이 상세히 다루고 있어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평이다.

수불사업을 선택적 복지나 취약계층을 위한 국한된 예방정책으로 해석하는 문항 보기도 눈에 띄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설문 조사서 머리말에 표기된 ‘시민 의견 수렴’이라는 목적과는 달리, 사실상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여론조사라 취지에 따라 응답자 동원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처럼 문항에 대한 신뢰성 검증 없는 엉터리 여론조사는 정책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어 더욱 우려되는 상황.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부산경남지부 하현석 회장은 “인터넷 여론조사는 응답자가 김해시민이 아니라도 알 수 없어 수불 반대론자들이 전국 조직망을 동원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수불사업을 중단키 위한 졸속 여론조사라 해도 질문 내용이 너무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넷 여론조사는 링크를 통해 바로 참여 가능하며, 김해시 홈페이지에서는 ‘시민참여’, ‘설문조사’, ‘수돗물불소사업 여론조사서’를 순서대로 클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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