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김밥 한 줄’과 함께 끝난 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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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김밥 한 줄’과 함께 끝난 설명회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6.05.0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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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적으로 시작해 졸속으로 마무리 된 특위 보고…‘홍보‧성과‧이변’ 없는 3無 전문의 설명회
보건복지부와 대한치과의사협회가 함께 한 치과의사전문의제도 개선 시행 특별위원회 운영 및 추진경과를 발표하는 설명회가 시작한지 30여분 만에 그렇다 할 내용 없이 마무리 되면서 ‘김밥 한 줄짜리’ 졸속 설명회라는 원성을 샀다.
 
설명회 개최를 불과 나흘 앞두고 기습적으로 설명회 일정이 알려진데다가 이례적으로 평일 오후 6시부터 진행된 시간대까지도 치과계 정서상 낯선 일이었지만, 그간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 결과를 들을 것이라 기대하고 각지에서 허둥지둥 달려온 일부 몇몇 회원들조차 별 소득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기 때문이다.
 
29일 치과의사전문의제도 개선 특별위원회 경과보고 설명회
이날 이르게 진행되는 설명회를 전하고자 본지를 포함한 일부 언론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현장 생중계를 하기 바쁜 모습이었고, 일부 설명회 도중에 도착한 회원들은 설명회장인 대회의실 밖에서 김밥 한 줄로 허기를 채우고 있었다. 그 사이 설명회는 인사말 및 특위 소개시간을 제하고 30여분 만에 끝이 났다. 진료를 조기에 마치고 택시까지 타고 달려온 일부 회원들은 졸지에 허탕을 친 것도 황당했지만, 이미 다 아는 내용뿐인 무성의한 유인물에 또 한 번 불만을 토로했다.
 
특위 실무를 총괄했던 협회 학술이사조차 “내용이 없다”는 기자들의 원성에 “(내용이) 없더라도 어떻게 잘 만들어서 써주고 그런 것 아니냐”라는 너스레를 떨 정도였다.
 
이날 설명회 도중에 참석했던 한 회원은 “이제 겨우 숨 좀 돌리고 얘기를 좀 해볼까 하는 차에 질문이 없으면 마치겠다고 해 당황했다”며 “질문을 하기엔 들은 내용도 없었다”고 하소연을 했다.
 
다른 한 회원도 “이제 막 시작하길래 밖에서 김밥 한 줄 먹는 사이 설명회가 끝나버렸다”며 “설명회 유인물 자체도 무얼 하자는 건지 황당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공무원이 참석하는 회의인 만큼 백 번을 양보해 6시에 시작하는 것까지는 그렇다 쳐도 설명회가 1시간도 안 돼 끝나버리는 것은 작정한 ‘졸속’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내홍 불러온 2분과 평가표 내용은?
 
그나마 이날 설명회에서 주목을 받았던 2분과 논의 결과는 발표 직후부터 위원장과 위원 간의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3안의 핵심내용인 전문과목 신설 및 진료영역 구분, 미수련자에 대한 경과조치를 집중적으로 논의한 2분과에서는 통합치의학, 노년치의학, 치과마취학, 심미치과학, 임플란트학까지 첫 회의에서 추려진 5개 신설과목 후보군에 대해 총 6개 항목에 걸쳐 당위성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윤현중 위원장
윤현중 위원장이 밝힌 6개 평가기준항목은 ▲다수 전문의화 방지 가능성 ▲학생‧미수련자‧기수련자‧전문의간 역차별 방지 가능성 ▲치과계 전문분야의 외면 확장성 ▲기존 전문과와의 마찰 최소화 가능성 ▲기존 개원가 안정성 유지 가능성 ▲선호도 측면이다.
 
이중 통합치의학과 노년치의학, 치과마취학은 6개 항목에서 모두 중상위권을 차지하는 반면, 대중적 관심이 쏠리는 심미치과학과 임플란트학은 6개 항목 모두 ‘하’가 책정돼 관련 학회들의 일시적인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에 대해 윤현중 위원장은 “6번 항목인 선호도에 대해서는 추정치이며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나머지 항목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아 2분과 전체의 의견으로 호도됐다는 것이다.
 
또 윤 위원장은 “노년치의학의 경우 당초 기존 전문과와 마찰 가능성이 매우 높게 우려됐으나 노년치의학회가 사회복지적 측면으로 접근성을 밝히면서 ‘상’으로 재평가됐다”면서 “심미치과학이나 임플란트학은 추정치 선호도가 높은 만큼 다수 전문의화 가능성이나 기존 전문과와의 마찰 가능성은 높게 나타났다”는 해석을 덧붙였다.
 
특히 윤 위원장은 “임플란트학의 경우 이미 상위권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학회와의 공조만으로도 충분히 그 역량을 키울 수 있다”면서도 “(신설과목으로서의  당위성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5개 학과 모두 전문과목 신설에 대한 충분한 의지가 있고 가능성을 표현했으므로 5개 전문과를 모두 만드는 방향으로 의견을 올렸다”며 “그 근간에는 (3안을 선택한) 대의원들의 의사가 적극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위원 실명 보호…회의록 봉쇄 시사
 
이외에도 1분과에서는 전속지도전문의, 기수련자, 해외수련자 경과조치에 관해 지난 해 말 전문의제 공청회에서 논의된 바에서 크게 이의가 없었다는 회의 결과를 전했다. 이에 따라 전속지도전문의에 대해서는 수행 연차별로 1‧2차 시험 면제 여부를 차등 적용하거나 경과조치를 시행토록 하고, 해외수련자에 대한 경과조치 역시 헌법 불합치 판결에 따라 법령 내에 ‘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등의 문구를 삽입하는 것으로 정리한다는 결론이다.
 
기수련자의 경우에도 해외수련자와 차등 적용할 수 없다는 법적 근거를 고려해 2003년 6월 이전 당시 국방부 장관이 지정했던 군전공의 수련기관의 이수자와 2007년 이전에 수련을 마친 자에 대해 경과조치를 시행할 것을 요청하고, 이에 대한 대회원 홍보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복지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3분과에서는 현행 모자병원제도에는 반대 의견을, 전문의자격갱신제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을, 수련기간의 조정 여부에 대해서는 분과학회의 검토를, 인턴제에 대해서는 찬반의견을 모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회의 비공개로 진행된 특위는 이번 설명회를 끝으로 회의록 역시 비공개 원칙을 고수할 전망이다.
 
특히 특위 간사인 김철환 학술이사는 “찬반이 엇갈리는 회의였지만 협회에서 특위 총괄을 맡은 나로서는 29명의 위원 모두가 소중하다”면서 “위원회 소속 위원의 실명이 공개되는 부분은 그동안 책임지고 막아야 했다”고 그간의 입장을 토로해 비공개 회의 방침이 비단 복지부만의 뜻은 아니었음을 시사케 했다.
 
이날 복지부를 대표해 참석한 구강생활건강과 양윤선 과장은 “5월 중 입법예고를 마치면 8월 중 규제 및 입법심사가 이뤄지고 9월 국무회의를 통과해 10월이면 시행 공고까지 예상하고 있다”며 추후 일정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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