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덕쑥덕] 신발끈을 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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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덕쑥덕] 신발끈을 매면서…
  • 편집국
  • 승인 2004.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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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의 고통을 겪은 산모의 건강과 위험한 고비를 무사히 넘긴 아기를 축하하는 ‘첫돌’, 말만 들어도 가슴 뭉클해지고 시린 그리움의 또 다른 이름 ‘첫사랑’, 매년 겨울이면 추억과 함께 설레임으로 기다리게 되는 ‘첫눈’, 사람과의 만남에서 한 컷의 사진처럼 머릿속에 입력되는 ‘첫인상’….

우리들의 마음속에 애틋한 추억으로 기억되는 말 중에 하나가 바로 ‘처음’이란 단어가 아닐까?

3년간의 치위생과 공부를 마치고 국가고시 합격 후, 드디어 내게도 ‘첫직장’이 생겼다. 무엇보다 한시적인 실습이나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분명한 소속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나의 일터가 생긴 것이다. 약간의 두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지금은 첫 직장생활에 대한 기대감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직장생활을 함에 있어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학습해 나아가며 내 자신의 계발에 게으르지 않을 것이다. 첫 실수에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며,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선배 치과위생사들에게 배우고 싶다.

자칫 안일해지고 타협해 지는 자신을 볼 때면 학생 때 맹세한 ‘치과위생사 선서’를 되뇌이며 추스려 나갈 것이다. 사회는 냉혹한 곳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따뜻한 정을 찾고 싶다.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려야 돌아가는 것처럼, 대인관계에 있어서는 때로는 치과의사의 시각으로, 때로는 다른 스텝들의 입장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며 자신을 조율하고 조화를 이루고 싶다.

무엇보다 ‘치과위생사’라는 이름이 빛날 수 있도록 내 작은 역할에도 책임감을 가지고 충실히 이행하는 치과위생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런 지금의 생각들을 주변사람들에게 이야기 해보면 대부분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한번 해 보아라, 3일만에 무너질 것이다.”

물론 꿈과 현실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함을 안다. 그렇다고 도전해 보지도 않고 미리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비록 의욕이 많이 앞서는 불안한 초보 치과위생사라 할지라도 부정적인 말보다는 따뜻한 격려와 용기의 말을 듣고 싶다. 특히 함께 일할 치과의사 선생님들과 선배 치과위생사들의 칭찬과 배려를 기대한다.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 일을 한다면, 이 사람은 그 때가 언제이든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는 어느 작가의 말을 기억하며, 오늘도 출근하는 첫 날의 마음을 가지고 신발끈을 질끈 매어 본다.

김혜민(서울중앙병원 인턴치과위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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