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위생사] 진료 매뉴얼 작성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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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 진료 매뉴얼 작성하기
  • 편집국
  • 승인 2004.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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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이란

요즘 치과의 모습과 처음 치과위생사로서 일을 시작한 십여 년 전과의 가장 큰 차이 중의 하나는 진료업무의 체계화가 아닌가 싶다. 주먹구구식으로 밀려오는 환자들의 진료에만 집중하던 모습이 아닌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모습들을 갖추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경영적인 측면으로 여러 가지 새로운 개념들이 치과에도 도입되고 활용되고 있다.

업무의 체계화를 위해 도입된 것 중 하나가 매뉴얼이다. 처음 매뉴얼을 만들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가전제품의 사용설명서를 떠올린 것을 보면 치과에서는 정말 생소한 단어가 아니었나 싶다. 매뉴얼은 단어의 의미 그대로 우리가 하는 일의 ‘지침서, 입문서, 안내서’를 의미한다.

매뉴얼 작성 과정

근래에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매뉴얼은 어떻게 만들어요?”라는 내용이다. 매뉴얼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매뉴얼을 직접 접해 보지 못한 분들의 난감한 질문일 것이다. 자 이제 우리 치과의 매뉴얼을 만들어 보자!

우선 ‘어떻게’가 아니고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정해 보자. 우리는 크게 우리의 고객에게 진료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진료에 대한 매뉴얼을 만든다면 진료매뉴얼이 될 것이고, 서비스와 관련된 업무의 매뉴얼을 만든다면 서비스매뉴얼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진료매뉴얼을 중심으로 만들어 본다.

먼저 진료업무를 각 part별로 나누어 본다. 병원의 규모에 따라 달라질 테지만 크게 데스크업무와 진료실업무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각 파트별로 구체적으로 업무를 나열하여 적어본다. 예를 들면, 데스크파트에서는 ‘접수, 수납, 차트관리, 문서관리, 환자리콜관리’ 등의 업무가 포함될 수 있을 것이며, 진료실파트에는 ‘예진, 방사선촬영, 인상채득, suction’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가능하면 현재 하고 있는 업무들을 빠짐없이 적어본다.

표1)의 예와 같이 기구 준비에서부터 진료과정, 특이사항 등 진료의 흐름대로 나열한다. 진료과정의 내용은 되도록 이면 현재 우리 병원에서 하고 있는 방식 그대로 작성한다. 표의 예에서는 primer과정이 빠져 있지만 우리 병원에서 만약 primer를 사용하고 있다면 그대로 기록한다. 또한 가능하면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기록한다.

이렇게 지침서로서 작성된 매뉴얼은 신입 치과위생사에게는 병원에 빨리 적응하고 실제 업무에 보다 실질적으로 다가서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또한 경력 치과위생사에게는 후배를 지도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현재 병원의 업무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매뉴얼 작성 주체

그렇다면 이러한 진료 매뉴얼은 누가 만들 것인가?
간혹 광고에서 ‘~실무매뉴얼, 업무매뉴얼 제공’이라는 내용을 보게 된다. 매뉴얼이 우리 병원 업무를 위한 지침서라면 우리 병원에 맞는 실제적이고 직접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기존에 있는 또는 남의 병원에서 만든 매뉴얼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일 뿐이다.

 진료에 대한 기본 술식은 같더라도 가지고 있는 기계, 기구에 따라 재료에 따라 또 시술자의 습관에 따라 모두 다른 진료를 한다. 그러므로 우리 병원의 매뉴얼은 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우리 Staff의 손과 머리로 만들어져야 한다.

이렇게 실무에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매뉴얼 작성에 참여할 담당자를 선정하여 팀을 구성한다. 정기적인 회의를 통하여 매뉴얼을 작성할 업무 항목을 정한다. 익숙해지기 어려운 진료 먼저 또는 가장 많이 하는 진료 먼저 만들 것인지 기준을 정한다. 다음으로 언제까지 진료매뉴얼을 완성할 것인지 기한을 정한다.

아무래도 로컬에서는 환자에 대한 진료가 우선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목표 시한을 두어야 매뉴얼을 완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진료 매뉴얼을 만드는 과정에서 한 가지 더 고려할 점이 있다면 처음부터 완전한 모델을 만들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먼저 여러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여 초안을 작성하고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해 나가는 것이 좋다.

매뉴얼 작성의 자세

진료매뉴얼을 만들면서 부딪히게 되는 난관은 만드는 방법만은 아닐 것이다. 실제 매뉴얼 작성에는 Staff들이 참여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당연히 Staff들의 동의하에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staff들은 처음에 매뉴얼 작성에 반감을 나타낸다.

우선 자신의 지식을 빼앗긴다는 위기의식과 병원에서의 자신의 위치에 대한 안정감 상실에 대해 걱정한다. 당장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실은 누구든 경험에 의해서 언젠가는 할 수 있는 일이다.

누군가 아는 것이 두려워 작은 것을 쥐고 있는 어리석음을 버려야 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들을 후배에게 가르쳐 주고 나는 선배로서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업무를 개발하고 성장해야 한다. 멈추어 있는 선배는 후배의 걸림돌일 뿐이다.

진료를 잘 할 수 있다면 서비스 쪽으로 다시 자신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서는 병원의 경영매니저까지도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는 지식경영시대라고 한다. 우리는 치과계에서 전문지식을 가진 전문인이다. 우리가 가진 진료에 관한 지식, 기술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한다.

한 병원의 진료매뉴얼을 완성하는 일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처음부터 완전히 채우려 하지 말자! 하나씩 꾸준히 만들어 보자! 완전히 채워지지 않는 계영배처럼!


유영숙(한국병원매니저협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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