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회 위한 연결고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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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회 위한 연결고리가 되고 싶다”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5.12.09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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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건치상 사회공로부문 수상자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박래군 상임운영위원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공동대표 김용진 정갑천 이하 건치)는 치과계 안팎에서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위해 애쓰시는 분들의 공로를 인정, ‘건치 상’을 제정하고 수상에 나섰다. 해당 상은 구강보건‧사회공로 두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사회 공로 부분에는 4월16일의약속 국민연대(이하 416연대) 박래군 상임운영위원이 선정됐다.

지난 4월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지우기’는 극으로 치닫고 있었다.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미수습자 수습, 세월호의 온전하고 조속한 선체인양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묵살하고, 세월호 특별법을 정부시행령‧대통령령으로 무력화하려 했다. 7월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예산 삭감을 강행했으며, 새누리당은 특별법의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했을 뿐 아니라 특별법 자체를 무력화 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법률안을 제출하는 등 훼방을 놓았다. 또 해양수산부는 미수습자 유실방지를 위한 선체수중촬영을 거부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 가운데 검찰은 박래군 위원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결국 박래군 위원은 지난 7월 31일 세월호 희생자 추모 집회를 열며 집회신고를 하지 않고 해산명령에 불응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으며, 지난달 2일 보석으로 풀려날 때까지 109일간의 옥고를 치렀다.

박 위원은 "이번으로 감옥에 다녀온 게 5번째다. 감옥에 갔다 올 때마다 상을 받는다. 이번엔 건치 상이다"라며 "지금까지 활동을 헛되이 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생각하겠다"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옥중에서 인간성의 회복을 생각하다

▲박래군 상임운영위원

먼저 박 위원은 옥중에서 지낸 109일간에 대해 담담히 털어놓았다. 그는 5번째 수감생활 중에 귀뚜라미와 이름 모를 꽃을 보면서 작은 위로를 얻었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사회에서 실종돼 가는 ‘인간의 기본적 정서’를 되살리기 위한 운동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바깥의 일을 듣는 건 어렵지 않았다. 감옥에 있으면서 바깥에, 우리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두 노예 같은 삶을 살고 있고,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벗어날 힘도 찾기 어려운 상태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끊임없이 사람과 사람을 끊어놓으려는 자본과 권력에 맞서 사람사이의 관계, 인간적 정서를 회복하는 운동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으로 우리사회에 흩어진 공동체들을 연결시키는 일을 꼽았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사회를 바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세월호 참사를 겪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세월호 문제를 풀기위해 모임을 만들었다. 이런 모임이 전국에 120여 개에 달한다. 그들은 만나서 서로 고민을 공유하고 의지하고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이런 모임들이 서로 연결되지 못한 채 각자 활동하는 것으로 그친다는 것이다”라며 “이런 단체들이 연대해서, 큰 방향의 합의를 만들어 가야 한다. 거기서부터 건강한 시민들에 의한 건강한 사회가 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최근의 416연대 활동 중 인상 깊었던 일을 얘기했다. 그는 “얼마 전 울산에서 있었던 모임에 참석해 한 아주머니를 만났다. 그분은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혼자 어찌할 바를 몰라 마냥 울고 아파했다고 한다. 그분은 집회나 시위에 전혀 관심도 없는 분이었는데, 세월호 1주기 때 큰 용기를 가지고 울산 시민모임에 나와 촛불시위도 해보고, 세월호 리본도 만들고, 그것을 나눠주기도 하면서 ‘아, 나도 할 수 있는 게 있구나’하고 깨달았다고 한다. 이런 흐름이 유실되지 않도록 지켜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덧붙여 “비록 여러 이슈에 가려 416운동이 소강상태에 있다고 비춰지지만 계속 이러한 흐름들이 이어져 가고 있다”며 “416연대에서 공감위원회를 만들어 이런 진정성 있는 분들과의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참고로 박래군 위원은 세월호 참사가 한국사회를 안전하고 정상적인 사회로 바꿀 마지막 기회라는 의미에서 세월호 진상규명 운동과 관련한 모든 활동을 ‘416운동’이라고 부르고 있다.

416운동은 시간과의 싸움 지치지 않도록

박래군 위원은 현재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특조위는 국민들의 신뢰와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한 활동이다”라며 “특조위 활동이 제대로 이뤄져야만 이번 정부가 끝나도 진상규명 위원회를 만들기 위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의문사규정투쟁위원회만 해도 계속적인 투쟁으로 20년만에 만들어졌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서라도 국민들에게 특조위의 활동과 필요성에 대해 적극 홍보해야 한다”며 “어려우면 어려운대로라도 법에 보장된 권한을 전부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특조위 활동을 위축시키는 데 일조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종걸 의원은 무슨 생각으로 특조위 예산 62억 원에 합의했는지 모르겠다”며 “테러방지법이나 국제의료지원법도 그렇고 경제민주화법과 너무 많은 것을 바꿨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박 위원은 이번 주부터 416연대에 복귀해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그는 “세월호 참사 후에 수많은 안전관련 법이 만들어지고, 국민안전처가 신설됐지만 실제 제정된 법도 없고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며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해 중대재해를 저지른 기업에 책임을 묻는 ‘기업살인법’을 만들기 위한 운동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우리사회에 정체된 시민운동의 원인을 ‘지나친 전문성’의 강화로 진단하고 지엽적 운동이 각자의 칸막이를 걷어내고 연대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박 위원은 “사회 전체에 대한 큰 그림을 어설프더라도 시민단체가 모여 그려내야 한다”며 “하나의 큰 담론을 만들어 내는 작업들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삼개월 남짓 감옥에 갔다왔는데, 그 동안 한국사회는 더 큰 감옥이 돼 있었다”며 “유난히 혹독한 이번 겨울을 잘 버텨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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