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폭력으로 얼룩진 집회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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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력 폭력으로 얼룩진 집회현장”
  • 이상미 기자
  • 승인 2015.11.1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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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총궐기 대회’서 국정교과서 저지‧세월호 진상규명 등 촉구…경찰 과잉진압으로 부상자 속출

지난 14일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된 민중총궐기 대회는 공권력의 과잉진압으로 얼룩진 아비규환이었다.

민주노총을 포함한 53개의 노동, 농민, 시민사회 단체가 결집한 이날 행사는 주최 측 추산 10만 명, 경찰 추산 8만 명이 운집했다. 참가자들은 ▲ 국정 교과서 저지 ▲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 노동법 개악 반대 등 현 시국에서 시급한 민생현안 개선을 촉구하며 광화문 거리를 가득 메웠다.

참가자들은 오후 1시 30분 대학로에서 진행된 사전집회에 이어 오후 4시 본 대회가 열리는 광화문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경찰 측은 2011년 차벽 봉쇄가 불법이라는 대법원 판례에도 불구, 광화문 일대를 차벽으로 둘러싸 광화문 광장으로 합류하려는 집회 참가자 행렬이 각지로 분산됐다.

청계광장, 서울시청 등으로 진입을 시도한 참가자들은 차벽으로 진로를 봉쇄한 경찰에게 가로막히자 종각 쪽으로 우회해 광화문으로 진입하거나 진입이 가로막힌 곳에서 개별 농성을 벌이는 식으로 집회에 참가했다.

이날은 오후 6시경부터 캡사이신(일명 파바(PAVA))이 고농도로 섞인 물대포가 시위대를 향해 살포됐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파바는 인체 유해물질로 규정됐으며 ▲ 과량 노출될 경우 사망 ▲ 눈의 붉어짐, 눈물, 가려움 등 안구 염증 ▲ 가려움, 각질화, 붉어짐 혹은 수포생성을 동반하는 피부 염증 ▲ 지속적 노출 시 폐와 점막손상 및 신체의 전반적 쇠약 초래 등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날 경찰은 사람을 겨냥한 직사살포가 불법임에도 대로 쪽 참가자는 물론, 인도에 서 있던 일반시민에까지 물대포를 난사했다. 특히 집회에 참여한 농민 백00 씨가 집중적으로 살포된 물대포에 맞아 뇌출혈로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호송되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집회현장에서의 부상자 발생에 따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연합)은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앞, 조선일보, 종각 일대 등으로 팀을 나눠 응급진료를 실시했다.

보건연합은 “백00 씨의 상황은 전적으로 경찰 측 폭력으로 일어난 상해로, 이는 ‘예정된 참사’”라고 규정했다. 또한, “이밖에 수많은 사람이 응급진료를 받았다. 눈의 홍채 출혈, 골절(의증), 인대손상 등 중상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열상, 피부상해, 호흡곤란 등의 상해는 우리 의료진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발생해 응급진료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며 현장 상황을 전하며 “경찰의 진압행위는 경찰에 의한 폭력이며 집회 참가자들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정부와 경찰은 이러한 폭력을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늘어나는 부상자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기자와 일반 시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라는 멘트와 함께 체포가 진행될 시 개별 통고로 알려야 하는 미란다 원칙을 확성기 방송으로 진행하며 진압을 계속했다. 또한, 대로의 시위 참가자는 물론 시위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있는 인도까지 물대포를 쏘는 등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공권력의 모습을 보여 현장에 모인 사람들의 지탄을 받았다.

한편, 집회 참가자들은 차벽에 “압류물 표시: 헬조선 노동개악 주범 박근혜 정부의 모든 권한을 압류함”이 적힌 종이를 부착하거나 “경제파탄 복지후퇴 박근혜 정부 심판하자”는 식의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등 민생 안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 국정교과서 반대 피켓을 든 참가자
▲ 통로를 차단한 경찰
▲ 행진 중인 집회 참여단체들
▲ 부상자 치료 중
▲ 물대포에 직격으로 맞아 뇌출혈을 일으킨 농민 백00 씨(공무원U신문 제공)
▲ 집회 참가자들에게 물대포를 발사 중인 경찰
▲ 인도로 뿌려지는 물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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