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 회원사 분열 사태에 책임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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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협, 회원사 분열 사태에 책임론 대두
  • 치과계언론 자유를 희망하는 기자단
  • 승인 2015.09.0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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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총회 묵언시위에 ‘규정 없는’ 기자 징계 논의…회원사 생존권 놓고 ‘품성론’ 물타기도

 

치과전문지기자협회(회장 김용재 이하 기자협)가 지난 28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벌어진 회원 묵언시위에 크게 격분한 가운데 그동안 회원사 기자들의 출입제한에 대한 이렇다 할 대응도 내놓지 못하다가 사태를 이토록 키우며 결국 기자협의 분열 사태를 초래한 현 집행부의 책임론이 대두될 전망이다.

기자들의 권익을 대변해야 할 기자협은 현재 오히려 1부 개회식에 방문한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최남섭 협회장의 축사에서 묵언시위를 펼친 회원사 건치신문과 치과의사신문 기자 2인에게 징계 처분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더불어 김용재 집행부는 해당 기자에게 기자협 집행부 및 회원에 공식 사과할 것과 기자협 정기총회에 대한 보도를 삼가줄 것을 공식 요청한 상황이며, 오는 4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구체적인 징계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김용재 집행부가 회원사의 취재권 보호는 차치하면서도 회원 징계에 나선 것은 묵언시위를 사전에 예고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초유의 취재처 취재 제한 사태에 대해 어떤 회원사도 문제 제기할 것을 예고한 바 없다는 것이다.

치과계언론 자유를 희망하는 기자단이 28일 기자협 제13차 정기총회에서 묵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달 13일 정기총회 상정 안건을 논의하는 이사회에서는 치협 최남섭 집행부의 언론 통제에 대해 기자협 차원의 대응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김용재 집행부는 “취재처 중 치협 한 곳에서만 출입금지가 지속되고 있으므로 출입기자단에서 알아서 해결할 일”이라면서도 “해당 언론의 공식적인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나서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기자협은 회원사가 민원을 제기해야만 움직이는 조직이냐”는 원성까지 샀지만 김용재 회장은 끝내 관련 대안을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기자 징계 논의에 총회장 아수라장

정기총회 2부에서는 이번 묵언시위 사태에 대한 회원 징계 처분을 주장하던 김용재 집행부가 관련 처벌 규정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치의신보 남인자 편집국장은 “총회장에서 회장단과 사전 논의도 없이 ‘쇼’를 한 두 회원에 대해 징계를 정식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 기자단의 퍼포먼스가 기자협 규정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먼저 밝히고, 징계 규정을 찾아야 마땅하다는 의견이 이어졌으나, 김용재 집행부는 규정을 떠나 예의의 문제라며 일절 받아들이지 않았다.

치과신문 최학주 편집장은 “퍼포먼스의 정당성을 따지기 전에 예의 문제였다”면서 “‘치협에서 쫓겨난 기자협 총회에 협회장 축사가 웬말이냐’는 피켓 내용은 결국 기자협 총회를 문제삼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치의신보 이윤복 부장기자는 “어안이 벙벙하고 흥분해서 말이 안 나온다”며 “나 개인적으로라도 반드시 두 기자에게 사과를 받아야 할 일”이라고 격분했다. 특히 이 부장기자는 “어느 매체든 이번 사태를 보도할 시에는 더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타 언론사의 보도권에 압력을 가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또 치의신보 조영갑 기자는 “묵언시위를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벌써 치과의사 커뮤니티에 해당 사진이 유포됐다”면서 사진 유출(?)에 대한 정치적 해석까지 덧붙였다.

협회장에 대한 모욕감을 대신 성토하는 발언도 나왔다.
치협 출입기자단 간사를 맡아온 덴틴 정태식 국장은 “너무 놀랐다. 피켓팅을 하려면 뒤에서 했어야지 단상에 같이 서서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두 기자가 협회장이 아닌 기자들에게 우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은 꼭 그 사람이 아니어도 대안이 있지만 치과의사들의 수장인 협회장은 임기 내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며 “그런 협회장을 자꾸 흔들어서 치과계가 얻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협회장이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재 집행부 책임론 대두 전망

이처럼 묵언시위를 중단할 것을 요청한 치의신보 등의 기관지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징계안을 내놓은 가운데 일부 언론은 징계 여부에 대한 표결 보이콧을 선언하고 총회장을 빠져나갔다.

이 중 독자적 보이콧을 선언했던 덴탈포커스는 당일 기자협의 마무리 행사에 재합류해 여론을 살피는 등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는 한편 현재 최남섭 집행부와의 물밑 접촉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치과계언론 자유를 희망하는 기자단의 묵언시위를 저지하는 치협 홍보국 직원의 모습

반면, 취재권을 박탈당한 회원사의 묵언시위에 도리어 초유의 징계안을 내놓겠다는 기자협의 입장에 회원사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김용재 집행부가 관련 기사를 보도하지 말 것을 공식 요청하면서 기자협이 회원사의 보도를 방해했다는 불명예 역시 면치 못할 전망이다.

묵언시위에 동참했던 회원사 기자는 “기자협 집행부는 언론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받는 상황에 대해 오히려 회원에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할 때”라면서 “생존권과 같은 취재권을 되찾기 위해 사활을 건 회원사를 외면하고 분열을 초래한데 대해서는 집행부가 마땅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소속 언론이 달라 드러내놓고 행보를 함께 할 순 없지만 뜻을 함께 하는 기자들이 많다”면서도 “반면 이틈을 타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특정 언론사의 물타기 시도는 단호히 배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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