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전직원 성과급제 저지 ‘파업’
상태바
서울대병원, 전직원 성과급제 저지 ‘파업’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5.04.22 14: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료연대 서울대병원분회 오는 23일 파업 돌입 예정…“의료공공성 훼손하는 성과급제 반대”

 

국립대병원의 ‘전직원 성과급제’ 도입을 위해 불법적인 취업규칙 변경 시도에 맞서 서울대병원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지난 20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이하 의료연대) 서울대병원분회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직원 성과급제 도입’과 이를 위해 병원측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강행 경과에 대해 설명했다.

의료연대 서울대병원분회 현정희 분회장은 “서울대 오병희 병원장은 10년전, 기조실장이었던 시절에 종합병원 최초로 서울대 병원에 ‘의사성과급제’를 도입한 인물”이라며 “그가 2013년 병원장에 취임하자마자 그해 7월부터 12월까지 병원 적자를 이유로 ‘비상경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상경영이라면서 환자의 진료비를 상승시켜 74억원의 의료수익, 저질재료 사용으로 얻은 비용절감 88억원 총 162억원의 성과를 냈고, 직원들에게 성과에 따른 차등금액을 신용카드로 지급했다”면서 “환자 진료비를 높이고, 저질재료 사용으로 환자 안전을 위협해 성과급을 얻는 제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시행중인 의사성과급제 내용이다.

▲서울대병원 의사 성과급 지급 기준(ⓒ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제공)

현재 서울대병원의 의사성과급제는 정확히 의사가 자신이 담당하는 환자의 진료수익에서 배당해 가도록 설계돼 있다. 즉, 의사는 자신이 담당하는 환자의 진료비를 상승시키면 자신의 성과급이 올라가게 돼 있는 것.

특히 “성과급제 도입 후, 환자수가 줄어도 의료수익이 증가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됐다”며 “이는 환자 1인당 진료비를 높이는 방식, 즉 검사·처치 등으로 병원에 돈을 더 많이 내도록 하는 방식으로 가능했다”고 꼬집었다.

현 분회장은“의사성과급제 도입 이후 과잉진료와 수익 중심의 운영으로 의료의 질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 세계 유례가 없는 ‘공공의료기관 전 직원 성과급제 도입’을 강행하려 한다”고 분노했다.

아울러 서울대병원이 ‘전직원 성과급제 도입’을 위해 불법적으로 취업규칙 변경 강행과 초법적 단체협약해지 통고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강행 경과는 ▲2014년 12월 12일 서울대병원장이 단체협약 요청 ▲12월 15일 서울대병원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대해 직원 개별 동의 서명 받기 시작 ▲12월 30일 서울대병원은 단체협약 해지 공문을 발송 ▲2015년 1월 6일 노조측 오병희 병원장 고소 ▲2015년 1월 12일 간호과장, 병리과기사장 추가고소.

▲현정희 분회장

현 분회장은 “단체협약 해지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 2013년 11월 체결된 단체협약은 유효기간이 1년이고, 병원측에서 유효기간 만료 30일 전에 갱신안을 문서로 제출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면서 “그런 요구가 없을 경우에는 자동 갱신되는데, 병원측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단체협약 해지 통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병원측은 전직원 성과급제 도입을 위해 불법적 취업규칙 변경을 시도했다”며 “원래 취업규칙이 변경될때는 조합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특히 조합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에는 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병원은 이를 무시하고 개개인을 따로 불러 서명하게 했다”고 분노했다.

병원측이 내놓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주요 내용으로는 ▲직급 세분화 ▲성과중심 승진제도 강화 ▲임금체계 단순화 및 능력가급 도입 등이 있다.

또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 강행으로 ▲시급 축소 ▲자녀 학자금 지원 축소 ▲정기휴가 6일 폐지 ▲청원휴가 축소 등 복리후생 등을 개악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현 지부장은 “예를 들어, 교대근무자중 야간근무자를 아침까지 붙잡아 두고 퇴근시키지 않고 동의서에 사인하도록 강요하거나, 비정규직만을 따로 불러 ‘연장 계약이 저절로 되는 줄 아느냐’며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암시를 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오는 22일 저녁 6시 파업전야제를 갖고 23일 9시 파업출정식과 함께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