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연대 “이제 우리가 대통령을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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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연대 “이제 우리가 대통령을 버린다”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5.04.1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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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주기 팽목항 찾은 박 대통령 담화문에 다시 한번 분노…“진상규명 가로막고 안전 책임 국민에게 전가하는 대통령은 필요없다”

 

▲ 팽목항 인근서 담화문을 발표하는 박대통령 (ⓒ 청와대 제공)

세월호 참사 1년을 맞는 오늘(16일), 박근혜 대통령은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해 희생자 분향소를 방문하고 담화문을 발표했다.

당초 박 대통령은 세월호 추모식 대신에 중남미 4개국을 순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의 분노를 샀으며, 팽목항에서의 일정을 재빨리 소화한 후 콜롬비아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4.16가족협의회와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와 함께 하는 시민들과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4월16일약속국민연대(이하 416연대)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을 두고 “국민을 버리고 대통령만 탈출했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래는 박 대통령의 담화문을 일부 옮겨온 것이다.

"얼마 전 세월호 선체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제 선체 인양을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습니다. 진상 규명과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이에 따라 민관 합동 진상 규명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하여 곧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될 것입니다."

이에 416연대는 “대통령은 세월호 인양에 대해, ‘진지하게 준비해야한다’고 했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가 있는데 지금까지는 진지하게 준비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고백한 것”이라며 “기술 검토가 이뤄진지 이미 오랜 시간이 흘렀음이 확인된 지금 ‘빠른 시일 내에’라는 정치적 수사는 하나마나한 소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가 듣고 싶었던 것은 ‘지금 당장’ 인양에 나서겠다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진상규명 관련해서 민관합동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해 곧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될 것’ 이라고 했는데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대통령령안을 내놓고 특조위 출범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정부”라며 “곧 조사가 진행되기를 바라는 가족들의 마음을 짓밟고, 마치 특조위가 출범한 것처럼 국민들 눈을 속이고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가로막고 있는 자신의 위치를 숨긴 담화문”이라며 힐난했다.

416연대는 정부의 기만적인 유가족 지원책과 안전사회에 대한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행태에 대해 지적하면서,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들은 “정부는 희생자들이 마땅히 받아야할 권리를 짓밟으며 돈으로 희생자를 모욕했다. 그런 마당에 피해 배보상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은 돈이면 된다는 천박한 표현”이라며 “돈으로 살 수 있는 생명과 인간의 존엄이 있으면 대통령이 당장 내 놓으라”며 분노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가족과 국민의 열망을 배반한 것은 누구인가” 되물으며 “반성 없는 탐욕은 안전을 돈벌이로 만들겠다는 안전산업 육성대책으로 발표되고, 특조위가 종합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하려는 것조차 해양선박사고에 한정한 것은 정부”라며 비판했다.

또 “대통령은 다시 국민들에게 ‘안전불감증’탓을 돌렸다”며 “안전을 해체한 정부는 알아서 살아남거나 안전하고 싶으면 돈을 내라고 국민들에게 명령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대통령은 ‘가족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고통에서 벗어나라고 했다. 까닭모르고 죽어간 희생자들에게 진실을 말해주고 싶은 절박한 마음이 가족의 모습”이라며 “누가 그들을 고통에 빠뜨렸고 눈물 흘리게 했는지 대통령은 정녕 모르는 가? 아니면 절규하는 유가족을 향해 ‘가만히 있으라’고 다시 협박하고 있는 것인가?”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어 “오늘 유가족들은 ‘대통령령 폐기’, ‘세월호 온전한 인양’이라는 답을 기다리다 추모를 포기했다. 눈물이 흘러 분노로 가득차고 있다”면서 “1년 전 오늘도 대통령은 없었다. 세월호 참사 1년이 지난 오늘도 대통령은 없었다”라며 참담한 심정을 드러냈다.

아울러 “대통령이 국민을 버렸다면, 국민도 대통령을 버릴 수 밖에 없다”며 “진상규명 가로막고 안전사회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긴 당신은 자격이 없다. 국가의 주인인 우리가 오늘 청와대로 가겠다”고 결의를 드러냈다.

한편, 4.16 가족협의회가 오늘 오후 2시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월호 참사 1주기 합동추모식을 취소했다.

또한 팽목항에 남아있던 유가족들은 박 대통령과의 만남을 거부하고, 분향소를 폐쇄하고 오늘 저녁 7시에 있을 추모식을 위해 팽목항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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