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차고 올라갈 2015년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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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차고 올라갈 2015년을 기대하며…
  • 전민용
  • 승인 2014.12.3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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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건치신문 전민용 대표이사

 

2015년 양의 해가 밝아옵니다. 1년 전 겨울에는 “안녕하세요?” 열풍이 불었습니다. 온통 불안하고 안녕치 못한 세상에 1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는 안녕하시냐는 인사를 하기조차 민망한 사회가 돼버린 것 같습니다.

국민은 세월호 참사에 눈물 흘리며 무능한 정부와 정치에 분노했습니다. 생활고를 비관하여 목숨을 끊은 세모녀 사건을 보며 불안한 살림살이에 한숨지었습니다.

졸업하자마자 실업자와 신용불량자가 된다는 ‘청년실신’, 좋은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한 동아리는 들어가기도 하늘에 별 따기라는 ‘동아리고시’, 인문대생의 구십퍼센트는 직장을 못 구한다는 ‘인구론’, 그럼에도 직장이 힘들어 자주 직장을 바꾼다는 의미의 ‘돌취생’ 등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실패한 초이노믹스의 연장으로는 새해에도 별다른 경제적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한 해 동안 정치는 정보기관 대선 개입 사건의 결과로 정권의 정통성 공방을 벌이는 것으로 시작해 세월호 참사를 거치며 무능한 정부와 정치권의 민낯을 보여주더니, 십상시와 문고리 3인방 권력 농단 논란으로 이어지다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거꾸로 발목잡기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하는 폭식 투쟁과 서북청년단의 재등장으로 상징되는 몰상식과 민주주의 후퇴와 진영 갈등은 한계를 넘어 폭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정상과 몰상식이 너무 자주 출현하다보니 감정이 메말라 둔감해지는 현상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하나의 국가요 정치 공동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최근의 헌법재판소에 의한 통합민주당 해산은 사상과 양심의 자유와 정치적 다양성을 훼손하는 민주주의의 퇴행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헌재는 실제적이고 구체적 위험이 없는 생각이나 주장에 대해서 벌할 수 있고, 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했다고 판단한 일부의 개별행위에 대해 나머지 구성원들이 이에 동참했다는 증거도 없이 그 조직 전체를 벌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국회의원 자격 박탈을 한 것은 3권 분립 원칙을 부정한 월권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헌재가 정당 해산이라는 극약 처방이 몰고 올 사회적 파장에 대해 얼마나 고심했는지도 의문입니다. 검찰은 벌써 통합진보당 당원들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사를 하겠다고 합니다. 대대적인 공안몰이, 마녀 사냥의 마당을 헌재가 깔아준 셈입니다.

소수 의견을 낸 김이수 재판관은 “통진당의 문제점에 면죄부를 주고 옹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고 헌재 결정을 비판하는 대다수의 생각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영향을 받을 리 없는 시대착오적인 세칭 이석기의 RO 모임이 우리나라에 끼친 실제적 해악보다 헌재의 정당 해산 판결이 끼칠 앞으로의 해악이 엄청나게 더 클 것이라는 저의 추측이 제발 틀렸기를 바랍니다. 졸지에 국보법위반이라는 빨간 딱지를 붙이게 된 10만 명에 달하는 통진당 당원들의 앞날이 어찌될런지요?

2014년의 치과계는 선거인단제 도입과 협회장 선거 외에는 특별히 기억나는 것이 없는 한 해를 보낸 것 같습니다. 전문치의제나 직선제 등 현안에 대한 진척은 안 보이고, 치과계 내부의 소송전이나 검찰의 치협 수사 등 악재가 더 많았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신년사는 새해의 소망과 희망을 써야하는데 막막한 심정입니다. 흐름은 파동이고, 파동은 가장 바닥에서 치고 올라간다는 평범한 상식을 되뇌어봅니다. 새해에는 한탄하고 분노하고 비판하지만 말고 치과계와 사회를 바꿀 작은 일이라도 시작하고 실천해 가야겠다는 다짐도 해봅니다. 그러다보면 ‘미생’이나 ‘넥센 히어로즈’처럼 공감과 희망이 만들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2014년 어려운 한 해 동안 건치신문에 관심 가져주시고 심지어 후원금까지 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행복감 1순위로 꼽히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것 먹으며 즐거운 대화 나누는 시간’을 자주 갖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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