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덕 쑥덕] 돋움하는 후배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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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덕 쑥덕] 돋움하는 후배들에게
  • 편집국
  • 승인 2004.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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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 맘 때면 15년 전이 생각난다. 졸업 후 처음 취직한 곳은 나보다 나이가 많은 조무사, 그리고 원장님 이렇게 세 식구였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출근을 했는데, 원장님은 첫날부터 외과 기구를 모두 가져오라고 한 후 일일이 기구 이름과 용도를 묻는 시험을 보셨다.

그리곤 체어 위에 올라가 눕게 하고는 입에다 물을 잔뜩 고이게 한 후 그냥 두시고는 환자의 불편함을 느껴보라고 했다. 또한 매일 퇴근 시간이 되면 그날 내가 한 실수와 잘못된 행동들을 차근차근 지적해주었다.

그 당시 어렸던 나는 하루하루가 견디기 힘들었고, 원장님 옆에만 가면 너무 긴장해 움츠려만 들었다. 기본을 중요시 생각하던 원장님은 칭찬에도 많이 인색했던 것 같다. 결국 1년 반정도 일하고, 신경성 위염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쉬게 되었다.

마지막 출근 날, 원장님은 “그 동안 열심히 잘 했다. 다른 곳에 취직해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제서야 용기를 주었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원장님이 너무 고맙고 아직도 많이 기억난다. 첫 직장에서 많이 힘들었지만 원리원칙대로 배운 것이 나의 치과 생활에 기본이 되었다는 생각과 아직까지도 일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우리 병원에는 새내기 치과위생사가 여러 명 입사했다. 당연히 선배도 많고 원장님들도 여러 분 계시기 때문에 어렵고 힘든 일이 많다. 벌써 포기하려는 후배가 있는 것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그들을 붙잡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옛 말에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는 말이 있듯 첫 사회생활을 너무 쉽게 생각하면 나중에 어려운 일이 닥쳐도 헤쳐나가기 어렵게 된다. 이제 시작하는 후배 치과위생사들은 어려운 길을 피하기보다 직접 찾아가기를 바란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모든 일에 임하게 되면 나를 힘들게 하던 원장님, 선배 치과위생사들도 언젠가는 그들의 열정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서로를 존중하고 아껴주며 먼저 마음을 열고 전달했으면 한다. 그러면 선배들의 마음이, 원장님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올 것이다. 월급을 주는 원장님의 병원이 아니라 내가 일하는 나의 병원으로 만들고 내가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일한다면 훨씬 즐거운 직장생활이 될 것이다. 이렇게 5년만 일해 보라. 여러분의 주위에는 어느새 여러분의 능력을 인정하고 함께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찰 것이다.

새 봄, 힘차게 언 땅을 뚫고 돋움하는 새싹과도 같이 멋진 치과위생사로 거듭나는 후배들이 되길 기대한다.

강명혜(예스치과병원 치과위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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