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와인 2, 피에몬테의 레드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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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와인 2, 피에몬테의 레드 와인
  • 최인복
  • 승인 2014.03.1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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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메세나치과 최인복 원장

 

몇일 전에 텔레비전을 보다가 어떤 와인 애호가가 와인을 아이스크림에 비유하는 것을 보았다. 와인을 즐기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쉬운 비유였다.

‘와인은 아이스크림과 같다. 우리는 딸기 아이스크림의 기본적인 맛을 알기 때문에 처음 맛보는  메이커의 딸기 아이스크림을 먹기 전부터 기대를 하며 맛을 평가하는 즐거움이 있고 새로운 맛의 아이스크림도 아이스크림이라는 기준 하에 평가하고  즐기고 있다.

와인도 까베르네 소비뇽(프랑스 보르도의 대표적 품종)의 맛을 알면 다른 까베르네 소비뇽을 마실 때도 비교하는 즐거움이 있고 다른 품종의 와인을 마실 때도 차이점을 알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와인을 즐길 때는 각 품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중요하다 그리고 와인의 향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와 다른 많은 문화권에서는 어떤 음식을 먹던 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음식에서 향을 중요시하고 와인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와인을 즐길 때는 각 품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중요하다 그리고 와인의 향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와 다른 많은 문화권에서는 어떤 음식을 먹던 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음식에서 향을 중요시하고 와인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와인을 마실 때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하는 향을 느끼는 것은 좋은 경험이다. 양조업자들은 와인의 향을 위해 수많은 연구와 노력을 하므로 그 노력을 느껴 보는 것도 좋다. 다양한 종류의 와인 글라스가 있는 것도 향을 최대한 느끼게 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이니 좋은 와인잔들이 있다면 잔의 종류에 따라 어떻게 향이 바뀌는지 느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왜 와인을 마실 때마다 코를 들이밀고 향을 맡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이탈리아의 부르고뉴라 불리우는 피에몬테의 레드 와인들에 대해서 알아 보기로 한다.

피에몬테의 와인들

피에몬테는 이탈리아어로  ‘산기슭’이라는 뜻이다. 피에몬테는 이탈리아의 북서쪽에 자리하며 통일 이탈리아의 첫번째 수도였던 토리노가 수도로 있는 곳이다.

▲ (사진설명) 토리노의 유명식품점 이터리(Eataly)의 와인 코너

피에몬테는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탈리아 와인의 성지로 불리운다. 피에몬테 와인과 토스카나 와인이 외국에 주로 수출되지만 실제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베네토, 풀리아, 시칠리아에서 많은 양이 생산되며 피에몬테의 와인 생산량은 많지 않다.

피에몬테의  레드와인을 만드는 대표적인 포도 품종인 네비올로(Nebbiolo), 바르베라(Barbera), 돌체토(Dolcetto) 중 바르베라를 제외하고는 이탈리아에서 포도품종 생산량 20위 안에 들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에몬테는 이탈리아의 부르고뉴라고 불릴 정도로 전통적인 고급 와인이 많은 곳이며 그 중 가장 유명한 바롤로(Barolo)나 바르바레스코(Barbaresco) 와인 같은 경우 섬세하여 오래 숙성될수록 그 개성을 드러내는 고급와인이기 때문에 와인 애호가들에 있어서는 피에몬테는 토스카나보다 더 큰 이탈리아 와인의 매카로 생각된다.

피에몬테의 와인은 전체 생산량 중 80%가 DOC나 DOCG 등급을 받았다 - 피에몬테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은 DOC 지역(52개)을 가지고 있다.

그 지역 중 랑게(Langhe)지역은 피에몬테에서 가장 중요한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가 나온 곳이고 수준 높은 바르베라와 돌체토를 생산하는 곳이기도 하다

랑게 지역은 고급 와인 생산에 중요한 곳이다. 언덕이 많으며 석회질의 땅이고 습하다. 천천히 포도를 익게 하는 곳이기 때문에 익어갈 수록 복합적인 성질을 갖는 포도를 생산할 수 있다. 이곳의 대표적인  품종인 네비올로종을 가장 늦게 수확할 수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10월 중순)

▲ (사진) ALMA 와인 수업중 찍은 사진(내용 설명) – 피에몬테 와인에서 땅은 아주 중요하다. - 비가 오면 흙 안에 물이 고인다. Suolo(스올로:토양)에 있는 뿌리들이 물을 흡수하기 위해 자라나서 Argilloso(아르질로소:진흙) 과 Calcareo(칼카레오:석회질)로 이동한다. 이러한 토양에는 적포도 품종이 잘 재배 되며 수분이 많은 진흙과 석회질은 네비올로가 자라는데 가장 중요하며 포도의 맛에 구조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

풍부한 석회질과 진흙으로 토양이 이루어진 지역에서 바롤로와 바르베르스코를 만드는 네비올로가 잘 자란다. 포도원의 위치는 중요하며 토질이 좋은 단일 포도원에서 나오는 바롤로나 바르베스코는 비싼 가격에 팔린다. 이러한 포도원에서 돌체토와 바르베라도 잘 자라서 바롤로를 잘 만드는 생산자의 돌체토나 바르베라는 대부분 맛이 좋다 .

다른 지방에서 네비올로를 사용한 와인이 잘 안나오는 이유는 네비올로가 이러한 피에몬테의 특징적인 기후와 토질에서만 잘 자랄 수 있는 품종이기 때문이다.

피에몬테는 전통적인 와인을 생산하는 곳이므로 토스카나 등의 지방과 달리  IGT나 VdT 등급의 새로운 형식의 와인들은 평가를 거의 못 받는 곳이기도 하며 실제로도 유명한 생산자들은 IGT 등급의 새로운 와인을 생산하는데 큰 관심이 없다.

▲ (그림) 피에몬테 와인 생산지: 랑게(Langhe)와 몬페라토(Monferrato) 지역에서 고급 와인이 많이 생산된다.

피에몬테의  레드 와인

바르베라, 돌체토, 바롤로, 바르바레스코가 대표적이다.

바르베라(Barbera)

바르베라는 와인의 이름이면서 동시에 포도 품종의 이름이고, 이탈리아에서 레드와인으로 생산되는 주요 품종 중 하나이며 주로 피에몬테에서 재배되고 있다. 18세기부터 재배된 품종으로 barbera(수염) + albera(숲풀) 에서 파생된 합성어이다. 깊은 루비색과 특유의 향, 드라이한 맛을 가지고 있으며 풍부한 산미, 숙성에 따른 적당한 바디를 갖으며 탄닌은 낮다.

장기 숙성 등이 필요 없는 일상적으로 즐기는 데일리 와인이지만 지아코모 볼로냐(Giacomo Bologna)가 만든 브라이다(Briada)의 브리꼬 델 우첼로네(Bricco Dell’Uccellone)가 1980년대 초 나오면서 장기 숙성이 가능한 고급 와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었다. 지금도 브라이다는 수준 높은 바르베라 와인들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의 바르베라는 예전의 바르베라보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아직도 잘 팔리는 바르베라는 대규모로 생산된 가볍고 신 맛이 나는 대중적인 스타일의 바르베라이다.

피에몬테의 바르베라 와인의 종류
Barbera D’Asti  DOCG, Barbera Del Monferato Superiore DOCG
Barbera D’Alba DOC , Colli Tortonesi DOC, Canavese DOC
Collina Novarese DOC, Monferaro DOC
 
타지역의 바르베라 와인의 종류
Bottacino DOC, Garda DOC, Oltrepo Pavese DOC(롬바르디아)
Colli Bolognese DOC, Castel San Lorenzo DOC (에밀리아로마냐)

한국에서 살 수 있는 믿을만한 생산자
Brida, Scagliola, Vietti, Bava, La Spinetta, G.D. Vajra, Fontanafredda, Pio Cesare

돌체토(Dolcetto)

바르베라와 마찬가지로 와인의 이름이기도 하고 품종의 이름이기도 하다. 피에몬테의 몬페라또를 중심으로 올트레포 파베제, 피아첸자 등으로 확산되었으나 현재는 피에몬테에서 집중 재배되고 있다. Dolcezza(단맛)이란 단어에서 유래되었다고는 하나 단 맛이 거의 있지 않다. 아름다운 루비색, 미디움 바디, 약간의 탄닌, 적당한 맛의 드라이 와인이다 .

과일 아로마와 커피맛이 나며 주로 나오자마자 바로 마신다. 산도가 낮기 때문에 어린 상태의 와인으로 마실 수 있다. 이런 특성은 프랑스의 보졸레와 비슷하다.

피에몬테에서는 데일리 와인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고 이는 적당한 가격으로 좋은 품질을 느낄 수 있기도 하지만 매일 마셔도 질리지 않는 그 맛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피에몬테의 돌체토 와인의 종류
Dolcetto Dogliani Superiore DOCG,
Dolcetto di Ovada Speriore
Dolcetto D’Alba DOC, Dolcetto D’Aasti DOC 등

타지역의 돌체토 와인의 종류
Golfo del Tigullio DOC(리구리아) 등

한국에서 살 수 있는 믿을만한 생산자
Ca’viola, Fontanafredda, G.D.Vajra, Pio Cesare, Bruno Giacosa, Ceretto

바롤로(Barolo)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고급 와인이며 네비올로 품종 100%로 만든다. 맛보다는 풍부하고 깊은 향이 포인트이며 말린 체리, 들장미, 송로버섯, 계피의 향이 난다.

최소 3년의 숙성기간 그중 2년은 오크통 숙성을 하며, ‘리제르바’급은 최소 5년 이상 숙성한 것이다.

바롤로는 특히 음식과 궁합이 맞았을때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다고 하며, 어울리는 음식은 붉은 고기류 ,야생고기류, 송로버섯이 가미된 음식, 발효를 오래시킨 치즈 중에서도 단단한 치즈(오래된 파르미자노 또는 페코리노 등)등이 있다. 집에서 바롤로를 마시기 보다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음식과 함께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 (사진 설명) Barolo 1961년산. 토리노 현지에서 610유로, 한화로 약 90만원 정도이다.

바롤로DOCG의 포도원은 알바시 남쪽에 있는데 이중 서쪽에 있는 라 모라와 바롤로, 그리고 맞은 편 동쪽에 있는 몬포르테, 카스틸리오네,세라룬가가 유명하다. 서쪽에 있는 라 모라와 바롤로의 토양이 더 비옥한 석회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더 부드럽고 섬세하다.

한국에서 살 수 있는 믿을만한 생산자
 Clerico , Pio Cesare, Gaja,  Fontanafredda, Mascarello, Conterno, Ceretto
 *.피에몬테 현지에서는 보르고뇨(Borgogno)라는 생산자가 고급 바롤로 시장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브랜드인 것 같다. 한국에서는 보기 어렵다.

바르바레스코(Barbaresco)

바롤로와 같이 네비올로 품종 100%로 만든다. 바롤로가 ‘왕’이라면 바르바레스코는 ‘여왕’이다. 바르바레스코는 일반적으로 바를로보다 섬세한 맛을 가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숙성년도가 오래될 수록 그 차이점을 알기가 힘들어 진다.

최소 2년의 숙성기간을 가지며 1년은 오크통 또는 밤나무통 숙성을 하며 ‘리제르바’급은 최소 4년의 숙성기간을 가진다.

바르바레스코에 사용되는 네비올로의 재배면적은 상당히 작다. 바르바레스코에 사용하는 네비올로가 재배되는 지역은 바롤로에 사용되는 네비올로가 재배되는 지역보다도 석회질이 풍부한 토양으로 되어 있어 더 부드러운 와인이 만들어 지며 Sori Tildin, Sori San Lorenzo, Costa Russi 포도원이 유명하고 모두 안젤로 가야의 소유이다.

가야의 바르바레스코DOCG는 이 세 포도원들의 네비올로들이 블랜딩되어 만들어지는 것이다. 또한 이들 포도원 각각의 이름을 가지면서 블랜딩 되지 않고 단일 포도원의 네비올로로만 만든 와인도 나오는데 바르바레스코 DOCG가 아닌 랑게 DOC의 분류로 시장에 나오고 있다.

이 와인들은 95 % 네비올로에 5% 정도의 바르베라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100% 네비올로를 써야하는 바르바레스코DOCG 규정에 맞지 않아 랑게 DOC로 분류되나 바르바레스코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한국에서 살 수 있는 믿을만한 생산자
Gaya, Ceretto, Bruno Giacosa, Pio Cesare, La Spinetta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의 현대화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의 제조법은 1960년대에 안젤로 가야 등에 의해 전통적인 양조 방식에서 현대적인 양조방식으로 급격히 이행되었는데 전통적인 양조방식과의 큰 차이점은 프랑스산 오크통을 사용하여 탄닌의 거칠음을 줄였고, 온도 조절을 통해 산화가 잘 일어나지 않도록 한 것이다.

현대적인 와인 제조 공정이 바롤로의 특성이 변화시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현재 이탈리아 외의 해외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바롤로는 현대적 공법을 사용한 것이다.

전통적인 바롤로는 달콤한 맛에 가죽, 타르, 흙 냄새가 난다고 표현하며 현대적 바롤로는 더 섬세한 향이 나고 더 짧은 숙성기간에도 마시기 좋지만 어떤 바롤로든 고급의 바롤로는 10년 이상, 20년 정도의 숙성을 하여야 최고의 맛과 향을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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