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보험 ‘비극의 3%’ 탈출 비상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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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보험 ‘비극의 3%’ 탈출 비상책은?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3.07.23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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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정책포럼, 치과보험 10% 달성 목표로 치과계 단합 강조…‘수가 현실화‧재정 확충’ 등 우선과제 대두

 

치과미래정책포럼(대표 김철수)이 지난 22일 강남역 역삼빌딩 삼성화재 대교육장에서 첫 정책콘서트를 열고, 보험 관련 전문가 9인을 초청한 가운데 치과 보장성의 올바른 확대를 위한 치과인들의 지혜를 모았다.

'보험으로 행복한 치과 만들기'를 주제로 한 이날 정책콘서트에서는 치과계 총체적 난국을 타계하기 위한 대안으로 치과보험의 중요성이 대두됐으며, 이외 위기 탈출을 위한 치과계의 고민과 노력이 다각도로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 22일 치과미래정책포럼 주최 제1차 정책콘서트
주제발표에서는 대한치과보험학회 양정강 회장과 대한안면통증구강내과학회 송윤헌 보험이사, 충북치과의사회 조재현 보험이사가 발제에 나섰으며, 신의료기술 평가 등 기술개발을 위한 정책과제와 더불어 대한민국 치과보험의 현주소부터 진단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먼저 양정강 회장은 “치과보험의 비율이 줄곧 하향세를 달리다 최근 들어 3%대를 근근이 유지하고 있는 실정인데 65세 이상 노인들은 상하악 무치악이 29%에 달할 정도로 구강상태가 심각하다”면서 “과연 대한민국의 건강보험이 자타가 부러워할 만한 성공적인 제도인지 치과의사도 의료인으로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발제자를 비롯한 패널들은 이처럼 치과 보장성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 없이 동의하는 한편, 치과 보험화를 위한 첫 번째 과제로는 ‘수가의 현실화’를 손꼽아 공감대를 형성했다.

치과보험 독립…“보험만이 유일한 상생로”

특히 양 회장은 “우리의 상대는 더는 유디가 아닌 국민정서이며 5천만 국민을 상대로 치과보험제도를 잘 풀어가려면 주변 환경을 제대로 정립해야 한다”면서 “원가 이하의 저수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치과보험도 노인 장기요양보험처럼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사, 한의사, 의사와 한 틀 안에서는 치과의 미래를 찾기 어려우며, 치과보험의 독립에서 나아가 치과의사 단독법 제정까지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양정강 회장은 치과계 파이 확대를 위해 ▲구강외과 등의 전문의제도 활성화 ▲정부 구강보건 전담부서의 부활 등을 제안했으며, 치과계 핵심으로 대두된 보험분야의 대행청구를 줄이고 치과계가 단합할 것을 강조했다.

▲ 조재현 보험이사
충북치과의사회 조재현 보험이사는 치과보장성 확대에 따른 지역별‧기관별 불균형에 대한 심각성을 피력했다. 조 이사는 “비급여의 급여화로 인한 보험진료비 증가를 실질적인 보장성 강화로 인한 실적으로 착각하면 안된다”면서 “완전틀니 재정 3,288억 원 중 실제 심평원 지급 결정이 된 진료비는 단 396억 원 정도인데, 전국 15,365개 의원 당 월 21만 원 정도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얼핏 보면 보험진료비가 늘어난 것 같지만, 비급여 항목의 진료비가 빠져나가는 만큼 보험진료비가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조 이사는 이를 만회하고 상생키 위한 해답은 치과건강보험 파이를 더 키우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조 이사는 “건강보험진료수가의 원가보존율이 70%도 안된다지만 앞으로 비급여수가는 그 보다도 못해 노동력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강보험이 생존을 위한 보루가 될 것”이라며 “비급여치과는 비호감이라는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치과의사윤리에 기초한 기본 진료에 충실해 보험진료가 경영의 근간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그는 수가 현실화를 우선 과제로 손꼽았으며, ▲노인 및 청소년 주치의제 등 특정 항목별 총액계약제 ▲TBI 교육 급여화 등 보장성 확대 등을 고려해 볼 것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대한안면통증구강내과학과 송윤헌 보험이사는 ‘신의료기술 평가와 임상술기 개발을 위한 정책과제’를 주제로 발제에 나서 신의료기술 도입에 있어 학회가 전문가적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치료에 관한 연구의 균형적 발전을 이룰 것을 호소했다.

▲ 패널토의 진행 중
총액계약제 언급…수가 정상화‧재정 확충 필수

이어 패널토의에서는 원광치대 신호성 교수, 대한치과정보통신학회 심재한 보험이사, 치과바로세우기 비상대책위원회 이상훈 위원장, 경기도치과의사회 전성원 정책연구이사, 대전시치과의사회 조영진 부회장, 대한치과보험학회 진상배 학술이사 등이 패널로 참석한 가운데, 건치신문 전민용 대표이사의 진행에 따라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 전성원 이사
특히 전성원 정책연구이사는 대만의 총액계약제에 대한 연구를 거쳐 도입모형을 설계하는 등 총액계약제 도입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시점이 됐다고 언급해 청중들의 관심을 모았다.

마찬기자로 이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원가보존율에도 못 미치는 보험 수가의 정상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했다.

아울러 이미 1년여에 걸쳐 총액계약제 모델을 연구해온 전 이사는 ▲보험진료 항목 확대 ▲필수 비급여 진료항목 유지 ▲치과의사 수 감축 ▲보험재정 확충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자율성 확보 등을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전 이사는 “논의의 시작은 어떤 방식으로 의료비총액을 한정할 것인가가 아니라 건강보험제도 자체에 대한 기능과 역할, 근본부터 검토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며 “정부의 역할도 커져야 하고 가입자 역시 부담이 늘어날 것을 인정해야한다”고 밝혔다. 즉, 보험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환자와 의료인, 정부 모두의 고통 분담과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그는 병원 경영의 호전을 위해 치과 보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턱관절장애 진료를 확산하고, 정확한 보험청구 교육과 진료에서 소외된 보험 항목을 발굴해 활성화 하는 등의 치과병의원 자체 내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원광치대 신호성 교수는 “건강보험이 유일한 탈출구 인 듯하지만 경우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는데, 이는 치과계가 아닌 보험 당국의 책임”이라면서 “국민들의 치과를 방문하는데 겪는 어려움을 당국이 뼈저리게 느끼지 못한다면 치과보험의 가장 큰 걸림돌은 보험당국이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아울러 신 교수는 “치과의료에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 시장이 아무리 커져도 개인의 불황은 줄지 않는다”면서 “치과의료는 우리가 열심히 일 하지 않으면 안되는 만큼 치과 보장성이 낮음으로 인해 소외된 저소득층을 흡수할 수 있도록 보험을 확대하고 상생하는 길이 최선”이라고 피력했다.

치협 ‘주도적 정책 제시’ 필요…개원가 동참 필수

이상훈 비대위원장도 “치과 보장성 강화는 건강보험료 인상 등 국민 부담 증가 또는 공급자인 치과의사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되는 현실이다”면서 “정치인들의 생색내기용으로 그치고 있는 현 보장성 확대 방식이 과연 국민 행복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목소리를 보탰다.

이에 그는 “치과의사가, 특히 치협이 공급자를 대표하는 이익단체로서 정당한 수가를 확보하고 치과 파이를 넓히는데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며 “전문가적 입장에서 능동적으로 정책을 제시해왔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입자를 위한 ‘생애 주기별 맞춤형’ 치과보험 진료 패턴의 개발도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대전치 조영진 부회장은 “10대 이하의 연령층에는 예방진료 항목을 보험진료에 반드시 포함시키되 20~30대는 성인에 대한 개인 관리도 필요하므로 충치 치료 등에 비보험진료를 적용해야 한다”면서도 “40대 이상의 연령층에는 치주질환의 예방진료에 주력하면서 70대 이상의 노년층에는 틀니 급여의 보장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며 보험재정의 긴축정책을 제안했다.

▲ 김철수 대표
또 진상배 학술이사는 보험청구에 치과의사가 주도적으로 나설 것을 강조하며, 보험 정책 개선 업무에서도 개원가가 반드시 동참할 것을 강조했다.

한편, 김철수 대표는 토론회에 앞선 인사말에서 “한 때 6~7%를 넘나들던 치과보험 비율이 3%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함께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시점에 왔다면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10%까지 보험항목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한 때 치과계에서 잘나가던 비급여 진료가 덤핑으로 우리를 고통 받게 하고 있다”면서 “치과미래정책포럼이 앞으로도 개원 환경 개선에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콘서트를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이날 사회를 맡은 건치신문 전민용 대표이사는 “특정 후보가 대표로 있는 포럼에서 사회를 맡은데 대해 오해의 소지가 없길 바란다”며 “앞으로 어느 후보든 치과 정책적 논의를 위한 자리에 초청해준다면 언제든 환영”이라고 표명했다.

이날 정책콘서트에는 서울시치과의사회 정철민 회장, 서울여자치과의사회 허윤희 회장, 서울대 치과대학동창회 박건배 회장, 경희대 치과대학동창회 나긍균 회장 등 치과계 관계자를 비롯한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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