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된 형태의 프랜차이즈? 궤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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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된 형태의 프랜차이즈? 궤변 말라
  • 김의동
  • 승인 2012.06.13 18:24
  •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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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유디 프랜차이즈 정환석 대표의 인터뷰를 읽고…

 

학교 선배도 아니고 일면식도 없는 정환석 원장의 건치신문 인터뷰를 보고 후배 치과의사가 감히 몇 마디 고언을 드리고자 한다. 사전에 인사 한번 제대로 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무례하게 글로 첫인사를 하는 결례를 부디 너그러이 용서해 주면 감사하겠다.

선생의 이름은 지난 4월 전국적으로 치뤄진 국회의원 총선거에 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는 치과계 언론 등을 통해 처음으로 접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개인적으로 치과의사의 정치적 활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특히나 야당 쪽의 활동을 더 선호하는 나로서는 일단 잘 알지 못하면서도 정 원장에 대한 첫 기억은 그러한 연유로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정 원장은 최근 유디치과의 새 대표를 맡게 됐고, 건치신문 인터뷰를 보면서 결례를 무릅쓰고라도 몇 마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핵심은 ‘1인 소유구조’ 타파다

네트워크나 프랜차이즈 치과가 생긴 것이 한 두 해 된 일도 아니고, 그 종류나 성격도 천차만별인 것은 치과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의료가 점점 더 상업화되어 가고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 가는 것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의사들은 의사들 나름대로 예전과 달리 점점 더 어려워지고 힘들어지는 개원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의 힘을 모으고,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며, 기존 브랜드의 힘을 활용하고자 적지 않은 비용을 감수하며 네트워크나 프랜차이즈 치과에 가입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네트워킹이 실제 임상이나 경영 등에서 큰 도움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고, 이에 대해 많은 의사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나 역시 이러한 순기능을 최대화하는 네트워킹은 대단히 바람직하며 반드시 필요한 개원 형태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일부 네트워크나 프랜차이즈 치과들이 과도한 상업주의로 지탄을 받을 때 그것을 하나하나 지적하고 쟁점화하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지만 개인적으로 별로 효과적인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유디치과와 R치과 네트워크는 기존의 네트워크나 프랜차이즈와는 질적으로 다른 지점이 존재했다. 진료의 질이나 저수가의 덤핑 문제 등은 차치하고, 가장 중요한 이전 네트워크들과의 차이점은 ‘1인 소유 네트워크’라는 점이었다.

일반 국민들은 120여 치과의 네트워크가 한 사람 소유든, 각 지점 원장들의 네트워크든, 가입비 내고 이름 빌리는 프랜차이즈든 전혀 관심도 없고 중요하다고도 생각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영리병원이 뭔지, 어차피 다 영리 추구한다고 정신없는데 영리병원 허용하든 말든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하듯 말이다.

1인 소유구조로 파생된 폐단

그러나 120여개 치과가 한사람 소유인 것은 기존의 네트워크나 프랜차이즈 치과들과 질적으로 다른 특성들을 보여주는데 몇 가지만 환기시켜 보겠다.

먼저, 개별 지점 치과들의 손익분기점이 달라진다. 각 지점이 각각 원장들이 존재하고 네트워크 본사에 가입비나 경영지원비용 등을 일정정도 납부하는 경우와 각 지점이 모두 채용된 직원들로만 구성되는 경우, 후자가 매출 기준으로 손익분기점이 훨씬 낮아진다.

속된 말로 대박을 터뜨리는 지점도 있겠지만, 각 지점이 지점원장의 소유였다면 실제 버티기 힘든 경영상태의 지점도 본사 1인 소유주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이 된다면, 또한 일시적으론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 전망이 나쁘지 않다면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둘째, 소속 치과들의 ‘진료 책임성’의 문제다. 지점치과에 실질적인 원장이 존재하는 경우 해당 병원 진료의 책임은 당연히 해당 병원의 원장이 1차적으로 지게 된다.

기존에 많은 네트워크와 프랜차이즈 병원들이 있었고 상업화된 진료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건만, 유독 이번 U, R네트워크에서 진료의 질과 책임성, 영속성 등에 대한 문제가 집중 제기된 것은, 진료를 책임질 실질적 원장이 없고, 언제 그만둘 지 모를 직원과 사무장만 있는 무책임한 병원들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점 때문이었다.

셋째, 각 병원들의 순수익이 1인에게 집중되는 구조이다 보니, 예전 네트워크에서는 꿈도 꾸지 못했던 수준의 자본 공세를 펼칠 수 있었다. 하루에도 수억원이 드는 중앙일간지 동시 광고, 치계 내 각종 단체와 인사들에게 남발하고 있는 소송 행렬, 기존 치과광고들과 비교되지 않는 수준과 방식의 대대적인 홍보물량 및 언론플레이 등은 1인 소유가 아니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것이다.

즉, 1인에게 모든 수익이 집중되면서, 그 1인은 치과계에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거대자본의 위치를 차지했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자본의 공세를 거침없이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영리병원이 허용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1인 소유 네트워크의 모습에서 영리병원의 모습을 미리 본 것이다. 영리병원이 허용되지 않은 현실에서도 1인 1개소 병원개설의 원칙을 무시하고, 병원의 모든 진료와 경영이 소유주 1인 또는 하나의 거대자본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일 때, 예전의 이윤 추구와는 차원이 다른 막장 상황이 연출된다는 것이다.

김종훈 씨의 말처럼 외부 거대자본에 비하면 도토리에 불과한 그 분도 치과계에서는 명실상부한 거대자본의 자리를 차지했으며, 영리병원이 허용된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더 심각한 폐단이 나타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정환석 원장 주장 ‘왠 궤변인가’

이제 8월부터 1인 1개소 법안이 시행되면 1인 소유 네트워크는 두 가지 길 중의 하나를 걷게 될 게다. 하나는 불법, 편법을 활용해 1인 소유체계를 실질적으로 유지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전 원장 주장처럼 정말로 네트워크에서 손을 떼고 각 지점원장들의 실소유체계로 전환해 하나의 프랜차이즈 형태를 띄게 되는 것일 게다.

만약 1인 소유체계를 내부적으로 유지하려 한다면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될 것이고, 다른 프랜차이즈처럼 각 지점원장들이 실질 소유주가 되는 체계로 전환하면, 개인적으로는 더 이상 관심을 둘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잘 되든 망하든 이는 온전히 각 지점원장들의 몫이며 책임일 것이고 개인 소유 네트워크가 가졌던 폐단은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원장 말대로 두 가지 길이 혼합된 형태를 추구한다면 이는 대단히 우려되는 지점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김종훈 씨가 이러저러한 편법과 꼼수로 네트워크에 대한 실질적인 소유권과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정 원장은 좀 더 그럴싸한 바지사장에 다름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김종훈 씨가 편법적으로 네트워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한다면 당연히 신임대표는 간판 이상의 아무 것도 아니며, 만약 각 지점원장들에게 실소유권과 경영권이 넘어간다면 그 경우에도 또한 프랜차이즈 대표라는 분이 각 지점원장들의 동의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아무것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 대표가 없어도 유디가 사라지지 않고 120여개 치과가 따로 움직이면 어쩔 것인가”라는 우려도, 나는 관심도 없지만 전혀 중요하지도 않으며 그들의 앞길이 어떻게 되든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1인 지배구조’를 소멸케 하는 것이다.

필자도 병원경영지원회사(MSO)가 합법임을 안다. 때로 경영지원이 개별 병원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현재 의료환경의 다양한 문제점이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춘 경영지원회사가 없어서라는 주장은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고 통제(?) 가능해진 MSO가 영리병원으로 가는 길을 막는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주장은 MSO의 본질에 전혀 맞지 않는 궤변일 뿐이라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가?

적어도 총선에서 단계적 무상의료와 복지국가 실현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정당의 국회의원 예비후보까지 지냈던 분이라면, ‘시장 중심’의 관점에서 경영지원 시스템의 개선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시장과 민간의 역할이 기형적으로 과잉돼 있는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정부와 공공부분의 역할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높여 낼 것인가를 먼저 고민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부족해진 공중보건치과의사로 인해 더욱 열악해진 농어촌 지역의 공중구강보건체계는 어떻게 대안을 마련할 것이며, 치과의료수가를 어떻게 현실화시켜 국민과 치과계가 윈윈할 수 있는 치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방안을 마련하고, 치과분야에서 무상의료는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해 가야 할 지 등에 관심을 보여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끝으로 개인적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병원과 의료인의 이윤추구를 어떻게 규제할 것이냐 보다는 의료의 공공재적 성격을 어떻게 혁신적이고 공격적으로 강화해 낼 것인가 하는 문제가 현 우리나라 의료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훨씬 더 핵심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 획득한 치과의사 면허증에도 취직자리를 구하지 못해 생계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해당 치과 네트워크의 높은 연봉을 끝까지 거절하며 버텨 온 후배 치과의사들이, 정 원장의 대표 취임을 보며 그가 몸담고 있는 정당과 그 정당의 공약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가지게 될 지 한 번 더 심사숙고하길 기대해 본다.

김의동(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서울경기지부 사무국장, 청구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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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답답허다 2012-06-19 10:37:11
대다수의 사람들이 안다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예 관심조차 없어요...
환자욕, 다른의사욕하는 재미로 살아가는 그 싸이트 사람들한테나 관심사지...
하긴 요즘은 거기서도 관심밖이더라만.

알리려는 게 목적이 아냐.
알리려면 뭐하러 여기서...ㅋ

니네가 안타까워서 그래...
언제까지 속고살래?
다 드러나고 나서야
아! 우리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했구나.... 할래?

188아 2012-06-19 07:13:28
김아저씨가 들어가던 말든 국내에 있건 말건 관심없어
최신뉴스에 따르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김아저씨가 나쁜짓해서 미국에 있다는 걸 안다는 거지.
건치신문 덧글로 아무리 적어봐야 보는 사람이 몇 된다구..

차라리 작년 베릴륨 기자회견처럼
직접 나와서 해명을 해.
그리고 정아저씨 취임식은 언제냐?? 거대하게 할거지??
작년에 김아저씨는 신문광고로 시작했잖아..

답답허다. 2012-06-18 22:07:49
진짜 언론플레이는 누가 하고 있고,
그 언론플레이에 속고 있는게 누군지...

치협이 이기고 있고, 그래서 유디가 없어질 거라고 당연히 믿고 있는 당신들..
정말 안타깝다...

체포영장 신청했단지가 언젠데, 아직 발부됐단 소식도 없지?
체포영장은 원래 신속히 결정된다.
아직 아무 소식도 없는 건 신청도 안했단 얘기다.
전화해서 확인해봐.
수배? 수배됐는지 확인해봐.
전화해보면 확인돼..

검찰에도 전화해봐..ㅎㅎ

유디알바천벌 2012-06-18 16:21:18
유디치과 대표 김종훈이가 체포영장 신청되었다는거 경찰청 브리핑 자료에 다 나오거든~~
순진한 알바같으니... 쯧쯧쯧

schenker 2012-06-16 14:17:26
좋은글. 건치 댓글에도 좋아요 버튼 같은거 없나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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