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특집] '임상예방진료'의 대중화를 위하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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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특집] '임상예방진료'의 대중화를 위하여 2
  • 박덕영
  • 승인 2005.0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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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현장에서의 예방프로그램

지난 번에는 임상예방진료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언급하였는 바, 이번에는 독자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예방진료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예방진료의 실제 사례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다음에는 이하에서 언급되는 예방진료를 실행하려 할 때 부딪히게 되는 장애요인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아가야 할 지에 대해 언급하도록 하겠다.

1. 일상적인 검진과정: 발생위험부위 찾아내기

예방위주의 포괄적 구강진료가 이루어진다기보다 치료와 재활(보철) 위주의 진료가 주로 행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예방이 제 몫을 차지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일상적 진료행태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그 구체적 시작점은 검진에서부터 시작된다.

환자진료를 하다보면 때로는 밀려드는 환자에 치여 환자의 주소(chief complaint)만 해결해주기에 급급하기 쉽고, 환자가 예방진료를 특별히 요구하지도 않는 데다 아픈 곳과 구멍난 곳만 치료하는 진료행태가 일상화되다보면, 향후의 구강병 재발위험이 높은 곳을 그냥 방치하기 쉽다.  환자의 주소해결을 위한 검진과정 중 일상적으로 예방을 위한 검진과정을 결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양대구강병 예방을 위해 최소한 아래 두 가지 과정이 일상적인 검진에 포함되도록 하는 것을 제안한다.

● 치면세균막 착색
● 백색반점(white spot) 등 변색부위 찾기와 치주낭탐지

(1) 치면세균막 착색

양대구강병이 모두 치면세균막에 기인한 질병인 이상, 치면세균막이 얼마나 축적되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검진과정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착색의 중요성은 매우 소홀히 다루어져 왔다.

치의원에 최초로 내원하는 환자들 모두에게 치면세균막 착색을 행하고, 예방지향 포괄구강진료 프로그램을 알려준 후, 참여의사를 타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면세균막의 착색,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 및 착색된 치면세균막의 제거에는 훈련된 보조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 

이 때 보조인력에게 필요한 훈련내용으로는 신속하고 깔끔하며 정확한 착색, 측정 및 치면세균막 제거행동과 아울러, 환자를 설득하는 의사소통기술이 필요하고, 이러한 시술과 환자상담이 가능케 하는 최소한의 시설장비와 매체가 필요하다. 

시설장비와 매체는 표준안을 참조해 마련하면 되겠고, 보조인력의 훈련은 예방위주의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으면서 이러한 훈련프로그램을 갖춘 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 

바람직한 예방지향 포괄구강진료 프로그램의 초진과정이라면 ① 착색 ② 치면세균막 평점 ③ 환자에게 착색상태 보여주기 ④ 위상차 현미경을 통한 세균존재 인식시키기 ⑤ 사진 등 매체를 통한 설명 ⑥ 치면세균막관리 실습교육 ⑦ 잔여 치면세균막 제거 등의 순서로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하지만 치의원의 사정에 따라 ① 착색 ② 환자에게 착색상태 보여주기 ③ 착색된 치면세균막 제거로 축약된 시도만 한다 하더라도 예방지향 진료를 향해 진일보한 접근법이라 하겠다. 

훈련된 인력을 활용할 경우 기존의 관행적 진료과정에 이렇게 축약된 시도를 접목시켜 추가로 소요되는 시간은 10여분 정도이다. 

초진으로 내원한 환자 1인에게 1회에 걸쳐 10분 정도를 더 투자하는 노력을 통해 환자의 구강건강상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기도 마련하고, 주기적으로 치의원을 찾는 충실한 환자를 만드는 동시에 치의원에 대해 환자가 갖는 이미지를 한층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Win-Win 의 시도를 할 수 있다면 해볼만한 시도가 아닐까.

(2) 백색반점(white spot) 등 변색부위 찾기 및 치주낭탐지

위의 치면세균막 착색과 관련된 과정은 보조인력을 활용할 수 있지만, 치의사로 놓치지 않아야 할 부분은 백색반점 찾기 및 치주낭탐침이다.  백색반점이나 초기 우식 또는 정지우식상태인 흑색으로 변색된 소와나 열구의 경우 필요이상으로 삭제충전되거나 그와 정반대로 방치되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접하게 된다.

주기적 계속관리를 받는 환자로 만들 수 있다면, 불소를 이용해 이들 변색부위가 우식와동으로 진행되는 것을 정지시킬 수 있을 것이다.  환자에게 해당 병소가 심한 우식병소로 진행할 수 있음을 설명하면서 이번에 한해 갈아내고 메우기보다 불소보호막을 입힌다고 설명한 후 일정기간 이후 내원을 권유할 경우, 많은 환자들은 이에 대해 납득하고 호응한다. 

이런 경우 우식발생위험도가 높은 변색부위에는 불소바니쉬(Fluoride Varnish)를 사용하고 기타 부위에는 불소포말제(Fluoride Foam)를 도포하는 복합사용법을 권장한다.  이러한 불소이용은 계속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한편, 초진환자들에게는 일상적으로 치주낭탐지를 할 것을 권장한다.  정규적인 치주낭탐지란 눈금이 매겨진 탐침을 이용해 탐지하고 그 깊이를 기록하는 것을 말하지만, 이것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지역사회치주요양필요지수(CPI) 측정용 탐침(사진참조)을 이용해 간이측정할 수 있다. 

일반적인 치주탐침에 이 탐침은 직경이 작아 환자가 느끼는 불편감이 덜할 뿐만 아니라, 측정자가 즉각적으로 치주낭 깊이의 심각성을 감지할 수 있다.  모든 치주낭깊이를 기록하지 않더라도 깊이 3 mm를 넘어서는 깊은 치주낭이 형성되어 있는지를 신속하게 일별한 후, 해당하는 부위를 환자에게 직접 보여주고 치주치료 및 계속관리의 필요성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친 후 환자가 겪게 될 재앙적 상황을 생각한다면, 비록 환자가 요구하지 않더라도 치의사로 환자의 예후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윤리적이기도 하겠거니와, 이런 과정을 통해 환자와 치의사, 치위생사 간의 계속관리를 통한 새로운 관계를 정립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변색부위 찾기이건 치주낭탐지이건, 이들 과정의 핵심은 “환자가 직접적으로 요구하지 않는 진료이지만 환자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진료”를 탐지해내고 알려주기 위한 과정으로, 이를 통해 잠재적 구강진료수요를 유효 구강진료수요로 이끎과 동시에 환자의 구강건강수준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인 것이다.

2. 치주치료환자: 필수적인 계속관리 대상자

치아우식증의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이 불소이용법이라 한다면, 치주병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치면세균막 관리이다. 

불행하게도 잇몸에 문제가 생겨 찾은 환자들 중에 치주치료를 경험한 환자들은 많으나, 체계적 치면세균막 관리교육을 경험한 환자는 극히 드물다.  이들 치주환자야말로 치면세균막관리교육과 계속관리를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다. 

아울러 이들 치주환자야말로 예방지향 포괄구강진료 프로그램에 가장 호응이 좋은 대상자들이다.  비록 여러 가지 여건이 미비해 치주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은 못했다 하나, 발생한 후 치료한 상태에서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임에도 절대다수의 치주환자들은 기본적인 치면세균막관리가 되지 않음은 물론이거니와 얼마후 치주병이 재발해 다시 치과를 찾게 되고, 그렇게 반복 방문하면서도 구강건강은 점점 악화되어 간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치면세균막관리교육의 어려움을 이유로 치주병과 관련한 스케일링의 중요성이 적정 수준 이상으로 강조되고 있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지만 구강건강관리 차원에서 스케일링 받으러 왔다”고 말하는, 자신의 구강건강을 돌보는 모범환자는 스케일링을 받은 후 “올해 과제를 끝냈다”는 마음으로 향후 1년간 안심하며 지내겠지만, 예방진료를 하다보면 스케일링후 1달만에 치석이 쌓여 있던 곳에 그대로 다시 치석이 풍성히 생겨있는 경우를 너무도 흔하게 접하게 된다.  치석의 제거는 미봉책이고 치석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인 치면세균막관리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치면세균막교육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건들로는 교육자가 구강병발생과 진행에 관한 기본적인 생물학적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 못지 않게 ① 반복교육기회 확보 ② 습관화 이론을 적용한 행동과학적 접근법 ③ 의사소통기술 ④ 구강병예방의 효과에 관한 확신을 갖추어야 한다. 

치면세균막관리 교육은 기본적으로 환자를 설득해야 하는 과정이며, 타인을 설득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확신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강릉대학교 치과병원 예방치과는 7년간 축적된 경험을 기반으로 표준화된 계속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함은 물론, 이 프로그램에 활용할 보조인력의 훈련까지 마련하고 치의원에서의 시범적용 단계에 착수하였다.  개원가에서 부담없이 손쉽게 받아들여 활용할 수 있는 표준안을 마련하고 피드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박덕영(강릉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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