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보는' 지역거점병원 돌파구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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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보는' 지역거점병원 돌파구는 없나
  • 박은아 기자
  • 승인 2010.06.0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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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발전으로 서비스 차별화 경쟁에서 도태…거시적인 관점에서 발전방향 모색해야

 

'적자보는 비효율적인 병원' '주인 없는 병원' '어려운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병원'

이는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으로 대표되는 공공 지역거점병원에 대해 대부분의 국민들이 갖고 있는 주된 이미지다.

하지만 최근 복지부가 공공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민간병원까지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해 지원하도록 제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어 지역 거점병원의 육성 정책이 가시화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춰 지난달 25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는 지역거점 공공병원 발전 방안 및 안정적인 의료인력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발제에 나선 제주의대 박형근 교수는 "향후 구체화될 지역거점 병원 지원 확대 및 육성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지역거점병원 지정 대상이 되는 중소병원이 처한 외부 병원시장환경, 내부역량과 조건 등에 대해 먼저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진료비 가격 차 미비, '서비스 수준'이 경쟁력  

▲ 박형근 교수
특히 우리나라 병원시장의 경쟁 구조를 봤을때 비급여 항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병원들이 건보에 의해 비슷한 진료비를 받고 있으며 비급여 진료비 조차 지역별로 일정 범위 안에 수렴되기 때문에 사실상 가격 차이에 의한 경쟁관계가 형성된다고 보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유치를 위해서는 병원간의 서비스 차별화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이로 인한 수혜는 재벌병원, 전문병원 등 대규모 병원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박형근 교수는 "우수한 병원이라는 인식으로 환자들은 서울소재 대형병원으로 몰리고 동시고 이들 병원은 환자 진료 경험이 더욱 축적돼 전문인력과 진료팀의 역량이 더욱 향상돼 기존 병원보다 한 차원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맞물려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런 과정에서 중증질환자들은 재벌병원으로 쏠리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수술환자들은 전문 병의원을 선호하게 되면서 중소 종합병원은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퇴보하고 있는 임상 진료수준과 간호 시스템으로 인한 의료 질 낙후, 병원 운영에 대한 취약한 리더쉽 등 공공 지역거점병원 내부에서의 문제까지 더해 이들 지역거점병원의 발전은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박형근 교수는 "공공 지역거점병원의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런 내외부 요인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무엇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변화 방향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거점 병원 위상 정립이 먼저

그는 공공 지역거점병원의 발전방향으로 ▲지역거점병원 진료수준 제고 ▲병원의료진 중심의 리더쉽 구축 ▲병원 장기발전전략 수립 및 단기실행전략 수립·집행 ▲지역거점병원 네트워크 구축 및 지원 ▲병원 발전을 위한 체계적 지원 및 규제완화 등을 제안했다.

특히 박형근 교수는 이런 발전 방향을 수립하기 앞서 지역거점병원의 위상에 대해 ▲중소병원에 대한 재정지원을 통해 일정기간 중소병원 경영상태의 현상유지를 지속하는 수준으로 운영 ▲중소도시 및 군지역 취약계층 진료를 중심으로 한 구호병원으로 전환 ▲지역주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지역거점병원으로 발전 등 어떤 것을 목표로 할 지 분명히 설정하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중소종합병원을 경쟁력 있는 지역거점병원으로 육성·발전시킨다는 목표로 정책을 추진해야만 서울 중심의 편중된 병원 인프라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며 "아울러 보편적 의료보장을 위한 의료 인프라 관리와 확보에 긴요한 정책수단과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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