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좋다] 디지털 피아노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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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이좋다] 디지털 피아노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문세기
  • 승인 2002.12.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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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커가면서 생긴 고민 한가지가 있다. ‘피아노를 사 줄 것인가 말 것인갗.
좋고 나쁨이나 그 실효성 문제를 떠나 피아노 정도 과외시키는 것은 기본이 된 세상에서 살고 있는 아빠로서는 피아노를 사줘야 하는 압박에서 피하기가 쉽지 않다.

비싼 가격도 문제지만 이사 때마다 골치거리 1호로 등장하는 덩치, 조율도 해 줘야 하고 밤늦게 까지 치다간 이웃간에 감정을 상하게 하기도 한다. TV 홈쇼핑에서는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구세주가 가끔 등장하는데 바로 ‘디지털 피아노’다.

때마다 조율 안해도 되고, 밤에 헤드폰을 이용해 타인에게 방해안하고 마음껏 연주할 수 있어 좋고, 부피가 작아서 이사할 때도 편하고, 피아노외에 다른 소리로도 연주할 수 있어서 좋고, 가격도 저렴해 보이고….

그렇다면 디지털 피아노가 아날로그 피아노의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음색  피아노 소리를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디지털 피아노는 ‘샘플링’이라는 기법을 사용한다. 쉽게 얘기해 피아노 소리를 ‘녹음’해 두었다가 재생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녹음의 충실도에서 최소한 16비트 48kHz샘플링레이트 정도 이상을 사용한 제품을 쓰는 것이 좋다.

건반  일단 디지털 피아노가 아날로그 피아노의 건반 터치와 똑같을 수 없지만, 최근의 제품들은 이태리 ‘Fatar’사의 제품을 장착하는 등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이커  악기라는 것을 어떤 객관적인 기준으로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일단 유명 업체의 제품은 ‘기본은 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아직까지도 국산 업체들은 저가형이 주력이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제품을 고르기가 쉽지 않지만 영창악기(KURZWEIL)의 제품은 전문가들도 추천하고 있다.

가격  낙원상가 등지에서 위에서 언급한 음색, 건반, 메이커 등의 조건을 충족한 제품을 고르려 하면 가격이 중고 아날로그 피아노와 큰 차이가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디지털 피아노가 가격적인 대안은 될 수 없다. 가격만을 생각한다면 8-90만 원 정도 하는 미디건반을 PC와 연결해 사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따져보면 음색에서나 건반에서나 가격에서 아직까지는 디지털 피아노가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디지털 피아노는 나름대로의 용도와 편리성을 가지고 있는 제품으로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아이의 음악적 감성의 발달을 위한다는 명목이라면 수백만원 짜리 피아노보다는 그 돈으로 좋은 음악이 담긴 CD를 사서 들려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아직 아빠의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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