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dling of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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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dling of Hope
  • 이동호
  • 승인 2009.02.0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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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친구들 이야기-(26)

'seedling'이란 '묘목'을 뜻합니다. 따라서 'Seedling of Hope'란 '희망의 묘목' '희망의 어린나무'란 의미이지요. 

 메리놀회가 운영하고 있는 이 조직은 미국정부의 공식적인 해외지원기구인 <USAID>의 지원으로 캄보디아의 에이즈환자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NGO기구입니다. 

'종합적'이라는 것는 에이즈환자들의 치료와 관리의 영역이 매우 포괄적이라는 의미입니다. 가난한 감염자들을 위해 약을 무상으로 공급하는 일 뿐만 아니라 예방을 위한 교육, 중증환자에 대한 케어와 말기환자들에 대한 호스피스, 또 증상이 경미한 환자들을 위한 직업교육과 알선, 에이즈환자 자녀들에 대한 교육과 육아, 생활보조 등 그 관리 영역은 정말 포괄적입니다.

김지훈신부님과 함께 이 곳을 방문하고는  'seedling of hope'란 말이 정말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이곳은 김지훈신부님이 안롱껑안에 오시기 전에 약 1년간 근무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김지훈신부님이 방문하자 이곳을 맡고 있는 미국인 책임신부님을 비롯한 많은 스탭들이 그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넓은 회의실 벽에는 현재 이 센터가 관리하고 있는 각 소그룹별 관리인원을 기록한 화이트보드가 걸려 있습니다. 이것만 보면 현재 'seedling of hope'가 벌이고 있는 사업의 규모와 관리하고 있는 환자의 수가 한눈에 파악이 됩니다.

환자관리의 경우 지역별로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메리놀회가 사업을 벌이고 있는 안롱껑안의 경우도 이 보드에 남자 25명, 여자 49명 합계 74명이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숫자는 현재 안롱껑안마을의 메리놀센터가 관리하고 있는 에이즈환자의 수와 일치합니다.

에이즈환자들에 대한 관리는 치료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직업교육과 직장알선까지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환자들이 치료받는 동안 그들의 아이들에 대한 케어까지도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Bridge'라고 표현되는 이러한 환자의 재활과 사회복귀프로그램은 이곳 'Seedling of Hope' 프로그램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Seedling of Hope' 근처에 말기 에이즈환우들을 위한 호스피스센터가 있었습니다. 저희들이 방문했을 때, 그곳에는 모두 12명의 환자들이 보살핌을 받고 있었는데 그들에 대한 사진촬영은 윤리적인 이유로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옳은 방침일것입니다.

현재 이곳 호스피스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분은 수녀님으로서 나이가 적어도 70은 넘어보였습니다. 캄보디아에 오시기 전, 이 분께선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오랫동안 봉사를 하셨다고 합니다.

이제 남은 여생을 편안하게 쉬실 때도 됐는데 여전히 지금까지도 가장 가난한 나라의 가장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들의 곁에서 사랑을 베풀고 있는 이 분의 모습을 곁에서 보고 있으니 그저 고개가 숙여질뿐입니다.

이 곳 호스피스센터는 말기환자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병원에서조차 포기한 환자들이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곳이지요.

그러기에 약물을 통한 증상완화와 통증조절보다도 심리적인 안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요. 수녀님께선 이들에게 종교를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죽음을 가까이에 둔 이들에게 새로운 신앙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것보다는 그들이 좀 더 편안하게 삶을 정리할 수 있도록 그들이 가장 친숙한 종교에 의지할 수 있게 배려해준다는수녀님의 말씀에 또한번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센터 건물은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것처럼 보였고 몇 개의 방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그만 앞마당의 한쪽 구석엔 캄보디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불교식 제대가 서 있었지요.

호스피스센터의 앞길에는 푸른 이끼로 덮혀 있는 작은 늪 위에 아주 작은 오두막 한 채가 있습니다. 이 작은 오두막의 왼쪽은 돼지우리였고 오른쪽은 방이였습니다. 물론 방 아래는 분뇨와 오물로 가득한 늪이었고요. 사람이 가축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 낮선 풍경 앞에서 순간 할 말을 잃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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