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건치, 과거 현재 미래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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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건치, 과거 현재 미래를 듣는다
  • 강민홍, 박은아 기자
  • 승인 2009.02.04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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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획대담]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서대선·소종섭 공동대표

 

1989년 창립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다.

이에 건치는 오는 4월 25~26일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20주년 기념식 및 음악회, 사진전, 학술대회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벌일 계획이며, 현재 이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그러나 다양한 축하이벤트도 필요하겠지만, 스무살을 맞은 건치에게 정착 필요한 건 지난 20년 건치가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보고, 현재의 모습을 냉철히 평가하며, 향후 20년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를 조명해 보는 일일 것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올해 새로 건치 공동대표를 맡은 서대선, 소종섭 대표에게 건치의 과거, 현재, 미래를 듣고자 한다.
편집자

사회자 : 문세기 본지 편집국장
대담자 : 서대선, 소종섭 공동대표
정리 : 박은아, 강민홍 기자
사진 : 조혜원 기자


“2MB 정권 도래, 진보진영 업적 물거품 될 위기”

문세기 편집장(이하 문) : 건치의 새로운 공동대표를 맡게 됐는데 먼저 출마하게 된 배경과 대표로서의 포부를 밝혀 달라.

서대선 대표(이하 서) :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이 완전 퇴행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운동진영은 사람도 변하고 상황도 변했지만 똑같이 20년 전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위기감, 그로 인해 ‘이러다간 큰일 나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이런 식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동안 건치를 비롯해 진보진영이 쌓아온 업적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올해는 건치가 20주년이 되는 해이니 지금이 바로 그 대안을 마련할 때라 생각한다.

내가 대표를 맡는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미력하나마 대안 마련에 도움이 되고 싶었고, 마침 대표 제의가 들어와 흔쾌히 수락하게 됐다.

“건치는 ‘임상사업’에 의지 갖고 있다”

소종섭 대표(이하 소) : 보통 대표직은 어떤 조직이든 나이 등으로 고려해 순차적으로 제의 받게 되는 경우가 많고, 나도 몇 년 전부터 대표직 제의는 받아 왔다.

하지만 그 당시 건치 내에서 주요한 역할은 ‘온라인 네트워크’를 형성해 내는 게 시급하다고 생각했고, 그 중심에 건치신문이 있다고 여겨 신문사 위주로 활동했다.

굳이 무거운 조직인 건치, 특히 ‘대표’라는 자리를 맡는 게 부담이 됐다. 선배들한테는 미안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자유로운 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지, 부담스러운 자리를 맡기는 싫었다.

하지만 이번에 대표직을 수락한 이유는 먼저 후배들에 대한 선배로서의 부담감을 털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작년에 했던 임상사업을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욕구나 의욕이 안에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작년에 건치 임상사업에 대한 끝장토론을 해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조직이 워낙 크고 잘 정리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주관적인 해석이지만 내가 대표 출마를 하고 대표에 선출됐다는 것은 “건치가 임상사업에 의지를 갖고 있다”에 대한 암묵적인 동의가 형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려 한다.


“치과 보험급여화! 치협 사고 바꿔야…”

문 : 이제 정책현안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자. 작년 한해 노인틀니를 비롯해 치과 보장성 확대에 건치 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들이 적극적인 의견표출을 했다. 하지만 노력만큼 결실은 맺지 못했다. 치과 보장성 확대를 위해 건치가 어떻게 입장을 정하고 전술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나?

: 아직까지도 치계 내에는 ‘보험급여화’ 자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어떠한 사업이던 치계 구성원들의 이러한 정서를 감안하지 않은 채 추진하려 하면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실현되기 힘들다.

즉, 노인틀니 급여화도 보험적용을 위한 재원을 건강보험공단에서만 받으려고 하는 것 보다는 노인틀니 사업을 재활의학 또는 장애 치료의 한 파트로 보고 관련 분야의 사회복지 예산을 얻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치과보험 확대의 궁극적 목적은 국민구강건강 향상, 치과경영난 해소로 모두가 윈윈하자는 것인만큼, 그 목표로 가는 길을 하나로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길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노인틀니 뿐 아니라 전반적인 치과보험 확대를 위해 건치가 복지부는 손을 놨다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는 꾸준히 의견표명을 하고 정부를 귀찮게 만들어야 한다.

: 무엇보다 치협의 사고가 변해야 한다. 큰 그림으로 보면 작년 같은 경우 노인틀니를 보험화 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였다.

재정도 흑자였고,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지 속에 국민적인 관심도 높았고, 여러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었다. 하지만 가장 소극적인 행보를 보인 게 바로 치과계였다.

개원의 입장에서 예전에는 틀니를 보험화하고 안하고가 수입의 큰 역할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특히나 여러 재정추계를 종합해 봐도 치과의사 수를 2만 명으로 잡았을 때, 치과의사 1명당 한 달에 제작해야 할 틀니 수는 3개라는 계산이 나오는데, 지금과 같은 불황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 틀니 보험화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나?

여러 치과의사들이 보험화가 되면 치과계 수입이 떨어질 거라는 오해가 심한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은 반대나 소극적인 자세는 장기적으로도 치과에 도움이 안된다.

노인틀니 문제에 있어서 당사자인 차과의사가 ‘적절한 급여로 보험화 되도록’ 머리를 적극 맞대고 주동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건치도 관성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치과계 내에서 이런 논의를 이끌어내는 전술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작년에 의욕을 보인 시민사회단체, 법안 발의 국회의원들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나서야 한다.

전달체계 확립 뺀 ‘소수냐 다수냐 논쟁’ 무의미

문 : 치과계 최고 난제 중 하나인 치과의사전문의제도에 대해 논해보자.

: 전문의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 있다보니 풀기가 쉽지가 않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소수정예가 바람직하고, 수련욕구 등 여타 이해관계는 AGD 같은 다른 패러다임을 도입해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전제는 전문의 자격을 따느냐의 여부가 환자들에게 더 높은 수가를 받는다거나, 개원해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준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 전문의제의 핵심은 소수냐 다수냐가 아니라 ‘의료전달체계 확립’의 문제다.

사실 전문의가 ‘소수냐 다수냐’라는 논쟁에 건치가 굳이 뛰어들 이유가 있나 의구심이 든다. 의료전달체계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수냐 다수냐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전문의가 자기가 전공한 과목을 전문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치과의료전달체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대한 논의가 더 시급히 이뤄져야 하고, 건치는 그 논의를 주도하고, 전면화하는 역할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

: 일반 의과에서도 전문의제가 있지만 오히려 일반의원으로 개원을 하는 추세이다. 의과는 전문의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아 메리트를 못느끼기 때문이다.

치과도 굳이 표방금지 하지 않아도 별로 표방할 의지를 느끼지 못하도록 제도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즉, 자연히 소수가 될 수밖에 없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 전문의제가 제기된 것은 의과와 비교해 치의학 임상연구를 보다 업그레이드 하려는 욕구와 졸업생들의 학문적인 필요성 때문이었다.

추가 수련의 필요성을 느끼는 졸업생들에게는 그런 욕구에 맞는 방식으로도 해소를 하고, 전문의는 실제로 전문적인 진료를 행하는 사람이 전문의가 되는 상황으로 만들어야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소수냐 다수냐로 싸우는 것은 밥그릇 싸움밖에 안된다.

개인적으로 치과계 나름의 ‘치과의사법’ 등 치과환경을 규정짓는 독자적인 법규 등을 만들어 전달체계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덧붙여 종합병원에서 무분별하게 환자를 끌어들이려는 영리활동을 추구하고 있는 현 상황도 전문의제를 왜곡시키는데 한 몫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불사업!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사업”

문 : 수불사업을 비롯해 구강보건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복지부 내 전담부서 부재(정부 당국자의 무관심), 수불사업 정체 등 문제가 많은데, 현 상황에 대한 평가와 향후 개선 방향, 이를 위해 치과계 특히 건치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얼마 전에 수불사업 20주년 간담회를 했는데, 당시 참가자들의 정서는 “이제 수불사업은 어느 정도 할 만큼 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많이 지친 것도 사실이고, 뚜렷한 성과들도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약간의 패배주의도 있는 것같다.

그러나 수불사업은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고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어떤 지역은 기존의 사업을 접기도 하지만, 울산은 정수장 1곳을 더 확대하는 등 신규로 시작하는 지역도 있다.

지역마다 특성이 있고,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각 지역에 맞게 대응을 달리해야지, 놓아서는 안된다.

수불사업이야 말로 건치가 국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다만 치과계 내에서 일정정도 역할 조정이 필요할 듯싶다. 수불사업의 정책적 측면은 치협과 구강보건학회 등에서 가져가게 두고 건치는 국민과의 네트워크를 다지고 인력 풀을 마련하는 역할에 나서야 한다.

이런 역할은 굳이 여러 명이 매달릴 필요는 없다. 수불 담당자만 명확히 해서 자료 수집, 학회 혹은 지역 공청회 지원 등의 역할을 마련해 주면 된다.

이와 별도로 그동안 수불 사업과 관련해 좋은 글들이 많이 발표됐다. 이런 글들을 모아 단행본으로 출판해보려 한다. 단행본을 출간한다면 그간의 활동을 정리할 수 있고 향후 지역에서 수불사업을 전개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공공구강의료 확대? ‘보건소 활성화로’

문 : 공약에서 공공의료 확대방안 및 실천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염두에 두고 있는 생각은 있는가?

▲ 서대선 공동대표
서 : 전에 동부시립병원에서 근무했는데 그 당시 직접 서울역에 가서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진료 받으러 오라고 독려하곤 했다. 열심히 일한 결과 5명 정도에 불과했던 내원환자가 30명이 넘게 늘어났다.

이런 노력이 나름대로 성과가 있어서 전국공공병원 평가에서 동부시립병원이 치과분야만 유일하게 1등을 차지한 바 있다.

전국의 지방공사 의료원들이나 공공병원들은 특히나 치과 진료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 그나마 고무적인 건 보건소 시설이 아주 좋아졌다는 것이다. 일반 병원보다 좋은 시설을 갖춘 보건소도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인력이 부족해 종사자들이 힘에 부친 건 사실이다. 치과의사의 경우에도 적어도 구 보건소당 2명은 상주해야 한다. 공공의료를 위해 건치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보건소 활성화 방안 등 다양한 역할을 찾아내야 한다.

건치 ‘이념 중심’에서 탈피 필요

문 : 이제 건치의 진로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서 대표는 치과계에서 건치의 위상이 상당히 왜곡돼 있다고 피력했는데, 그렇다면 치과계 내에서 건치의 위상은 무엇이며, 향후 건치의 ‘새로운 비전’은 무엇인가?

: 우선 외부에서 건치를 색깔적인 면으로 보는 시각 등으로 일희일비 안했으면 좋겠다. 건치의 위상과 관련된 논의는 이미 10년 전에 정리가 된 부분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자!” 이 모토를 모든 영역에서 실천하는 전문가단체. 이것이 건치의 위상이자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80년대와 90년대 초에는 민주화라는 과제가 미성숙했기에 거기에 더 많은 역량을 쏟았고, 90년대 중반부터는 국민들이 구강건강진료 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각종 봉사활동과 수불사업, 구강보건법 제정, 복지부 내 구강보건전담부서 설치 등에 주력했다.

지금은 크게 대두되지 않기에 많은 사업을 벌이지 않지만 민주화나 올바른 치과의료전달체계 확립 등은 미완의 과제이기 때문에 영원한 건치의 역할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생활 속의 민주화’가 중요하게 대두된 시점이다. 치과의사의 생활 대부분을 차지하는 진료실에서의 민주화, 문화여가 생활에서의 민주화 등이 화두가 돼야 한다.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건치가 임상사업(GD사업)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은 올바른 선택이다.

아울러 연대사업, 건강권 문제 등에 대해서도 꾸준히 참여해야 한다. 이런 내용은 건치 아니면 할 곳이 없다. 위 사업들을 잘 조합하면서 치과계와 환자들이 함께 살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해야 한다.

: 이전의 건치는 동력이 ‘이념’과 ‘정책’이었지만, 이제는 ‘전문성’과 ‘자기 삶 속에서의 실천’이 건치를 이끄는 동력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그리고 실제 건치도, 회원들도 그렇게 변화하고 있다. 그런데 외부에서는 아직도 건치를 ‘과거의 허상’만 가지고 비난하고 있다.

물론 아직 건치가 회원들의 변화만큼 쫓아가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외부의 비난이 ‘이념 중심의 조직’에서 더 빨리 변화하고 시대의 요구에 적극 부응하라는 요구일 수도 있다.

: 나도 소 대표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정치사업은 과잉돼 있는데 치과의사의 전문직 운동은 전혀 없다는 선배들의 질타, 회원들의 욕구, 정치집단으로 보는 외부의 시선들이 남아 있다.

건치를 해온 사람은 변했는데 건치의 틀은 과거 틀에서 바뀌지 않고 있으니 회원들의 욕구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받아들여 바꿀 필요가 있다.

: 소 대표는 건치 내에서 ‘합리성을 갖춘 FM'으로 통하는데, ‘합리성’이란 코드가 건치의 색깔과 어울린다고 보나?

: 나는 개인적으로 사고방식이 인식과 판단이라면 판단에 가깝다. 하지만 올해 대표로 건치 사업을 해나가면서 이런 내 모습을 바꿔보고 싶다.

건치 지부의 문화를 보면 회원들이 ‘으쌰으쌰’ 해서 힘을 모으고 추진하는 성향을 보인다. 하지만 나나 중앙은 구체적으로 안을 만들고 합의하고 결정하는 과정을 밟는 성향을 가질 수밖에 없다.

둘 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합리성’을 추구하다 보면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피곤하고 힘들다. 때문에 내 방식을 약간 바꿔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일은 즐겁게 해야 되지 않나?

‘건치와 임상의 만남’ 더디지만 가능하다

문 : ‘일상생활에서의 운동의 실천’이란 측면에서 건치가 임상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건치’와 ‘임상’이 융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건치 지부와 중앙의 관계로 보면 지부마다 각자의 특징이 있고 독자적인 활동 방식이 있는데 여기에 중앙이 무리하게 연관되는 양상인 것 같다. 관성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중앙운영위원회를 한다든지 서경과 중앙의 관계를 볼 때 형식적인 룰이 너무 많다. 중앙은 일정부문 지부가 하는 일은 믿고 맡겨야 하며 중앙의 역할을 최소한으로 가져가야 한다.

건치는 큰 조직이지만 뭔가 새롭게 생성하는 생명력 있는 조직은 아닌 것 같다. 즉, 안정적인 조직이지만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변신하는 데는 힘든 조직이다.

최근 임상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러한 점을 느꼈다. 임상사업의 최종 목표는 건치 회원들뿐 아니라 건강한 치과의사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다.

네트워크라는 건 일정정도 폐쇄성을 전제로 한다. 우선 그 네트워크에 들어온 사람과 아닌 사람 분리된다. 그건 건치 조직의 외부나 안으로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때문에 지금의 건치 조직틀만을 머리에 두고 건치 임상네트워크의 형식을 그려서는 안된다고 본다.

네트워크가 표방하는 진료 이념이나 의료철학 등은 건치에서 오랫동안 내제된 내용을 가져가겠지만, 네트워크의 운영방식은 지금의 건치와는 다르게 가져가야 하지 않을까?

문 : 임상사업을 시작한지 벌써 3년이 지났는데, 속도가 더딘 느낌이다. 언제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지….

▲ 소종섭 공동대표
소 : GD사업의 경우 회원들의 생각이 다소 차이가 있다. 부경지부 같은 경우 지역 임상모임을 적극적으로 시작하면서 진료 철학이나 진단, 처방, 윤리 등에 대한 공감대가 없으면 얼마 못 가 깨진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래서 힘들더라도 초창기에 그런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노력한다는 생각으로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지부에서는 이런 방식이 맞지만 전국적인 판을 보면 이런 방식은 소규모 운동이 될 위험이 있다. 건치 전에 몇몇 뜻 맞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모임이 있었는데 이를 건치라는 전국 조직으로 만든 이유가 뭘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를 벗어나 체계적인 네트워크로서의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물론 지부들과 중앙의 의견, 어느 한쪽을 우선시 할 수는 없다. 지역에서는 지역만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운영하는 방식을 진행하고 중앙에서는 재정, 기술 부문의 기획과 준비과정이 별도로 병행돼야 한다.

현재가 이런 부분에 대한 인력이 구성되고 활동을 시작할 시점이고, 몇 개 치과의 그룹이 아닌 치과의사들의 네트워크로 갈 수 있게 진일보한 로드맵을 올해 만들고 싶다.

‘건치 임상 네트워크’ 회원들 대부분 찬성

문 : 임상사업에 대해 건치 회원들은 어느정도 동의하고 있는가?

얼마 전 서울경기지부 회원을 대상으로 GD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아직 전체 취합이 안됐지만 일부 취합된 의견을 읽어보니 임상사업에 대해 대부분 상당히 긍정적이다.

또한 GD사업 추진에서 기술적이거나 지원적인 측면보다는 네트워크의 색깔, 즉 어떤 컨텐츠로 어떤 이념을 가지고 운영할 것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울러 네트워크 경영에서 진료윤리, 최소한의 진료 가이드라인, 프로토콜 등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았다.

결국 쉽게 이야기하면 회원들의 욕구는 간판만 같이 걸자는 수준이 아니다. 건치에서 지향하는 네트워크라는 건 주체와 주체가 소통하고 치과와 치과가 연합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자는 것이다.

기존 치과계에 팽배한 상업성을 추구하는 네트워크와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려고 한다.


건치 자랑꺼리의 핵심은 ‘사람’

: 마지막으로 이번 21대 집행부의 가장 큰 과제는 20주년 기념사업을 성공적으로 치러내고 향후 20년의 전망을 밝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 20주년 행사의 밑그림을 ‘건치가 갖고 있는 자랑거리가 많다는 것’을 알리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

건치가 자랑할 것의 핵심은 역시 ‘사람’이다.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면면과 그 사람들이 지금껏 건치에서 해왔던 사업들을 보여줌으로써 “내가 건치 회원”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학술대회 준비하면서 14명의 원로선배님들께 자문위원을 부탁했는데 모두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 이런걸 보면서 드러나 있지 않지만 곳곳에서 건치를 위하는 사람들의 풀이 굉장이 넓다는 것을 깨달았다. 치과계 뿐 아니라 어떤 엔지오도 이러한 조직은 없다.

20주년 기념사업은 내부적으로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이를 외화시키는 행사로 만들겠다. 학술대회도 내부적인 연자와 좋은 컨텐츠 활용해서 잘 해나가고 싶다.

: 건치가 벌써 20년을 맞이한건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이번 20주년 기념식을 제대로 치르기 위해 송필경 공동대표가 바쁘신 중에도 대표 연임을 수락해주셨고 지금도 열심히 활동하고 계시다.

건치를 대표하는 원로로서 송 대표님이 오늘 함께 했으면 더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 송 대표님을 비롯해 공동대표들이 오는 4월 예정된 건치 20주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적극 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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