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인터뷰] 신·이·철 건치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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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인터뷰] 신·이·철 건치 집행위원장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3.01.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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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치과의료개혁 시작할 때


작년 12월 7일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는 제15차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새롭게 임원진을 개편했다. 재작년부터 “역할 분담을 통해 한 사람에게 가중되는 실무적 부담을 완화해 제반 활동력을 높여내자”는 취지 아래 공동대표제를 도입하면서, 실질적으로 건치 사업을 총괄하는 중앙집행위원장의 임무는 더욱 막중해졌다. 그 신임 집행위원장의 자리에 신이철 전 건치신문 편집국장(서울 치대 82)이 선임됐다.

치과의료개혁, 1% 나눔운동, 평화운동을 2003년 건치가 풀어야할 핵심 과제라 제시한 신이철 신임 집행위원장. 그를 통해 2003년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치과인 운동의 전망을 내다본다.

소감은?
어깨가 무겁다. 능력도 부족해 선배들이 쌓아온 건치의 명성에 누를 끼치게 될 것 같아 걱정이다. 하지만 평소 가졌던 소신대로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 할 생각이다.
최근 대선과 소파개정 투쟁 등에서 건치의 참여가 눈에 두드러진다.

당연하지 않나?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열망은 건치를 창립한 동기이고, 건치가 내걸고 있는 ‘건강 사회 실현’이라는 기치 안에 이러한 열망을 함축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우리 사회의 참다운 개혁을 이루고, 훼손된 민족의 자존심을 세우고자 하는 회원들의 요구가 더욱 커졌다. 그런 만큼 건치의 사회 참여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총회 당시 소파개정을 위해 서명운동과 촛불시위까지 진행한 걸로 아는데….
마침 그날이 서울 광화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촛불시위가 있는 날이었다. 우리 회원들도 전국민들과 함께 촛불시위를 벌여야 함에도 총회 일정이 겹쳐 총회 직전 교대역에서 2시간에 걸쳐 서명운동 및 모금운동, 조촐한 촛불시위를 진행했다.

또한 12월 12일에는 미 대사관 앞에서 ‘불평등한 소파 개정과 전쟁반대를 위한 보건의료인 선언’을 진행했다. 선언 기간이 이틀밖에 안됐는데도, 335명이나 되는 치과의사들이 선언에 동참해주셨다.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불평등성은 비단 ‘재판권’에만 한정돼 있지 않다. 한강 독극물 방류 같은 환경문제, 소음 등으로 인한 인근 주민의 건강문제, 그들에게 주어진 막대한 특혜 등 그들이 가진 무소불위의 특권이 바로 다 한미주둔군지위협정의 불평등성에서 비롯되고 있다. 때문에 건치는 향후 촛불시위 동참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의 건강권’에 대한 그들의 보상문제가 한미주둔군지위협정 안에 포함되게끔 강제해 나갈 것이다.

2003년 사업기조로 치과의료개혁과 1% 나눔운동, 평화운동을 제시했는데….
치과의료개혁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의약분업에서부터 시작된 보건의료분야의 개혁을 치과계까지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2003년은 우여곡절 많았던 의약분업이 정착되는 시점이다. 그러나 지난 50여 년간 굳어져온 낡은 의료계 문제들이 의약분업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의약분업은 그 낡은 것들을 개혁하는 첫 단추였을 뿐이다.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 민간의료보험 도입, 의료시장 개방, 수가체계 정립 등 본격적인 의료개혁은 어쩌면 지금부터라 할 수 있다.

우리 치과계에도 스케일링 등 예방치료의 급여확대에서부터 국민구강건강 실현을 위해 해야할 개혁과제가 산적해 있다. 치과의료개혁은 집단이기주의에 빠져 온갖 추태를 보이고 있는 의협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와도 긴밀한 연계가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닌가?
건치는 지금까지 치협과 긴밀한 연계를 이뤄왔고, 장애우 사업 등 많은 부분에서 치협을 견인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치협이 시대의 흐름에 맞게 국민들 속의 전문가집단으로 새롭게 위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현재 건치가 “국민들에게 인정받는 치과인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취지아래 추진중인 ‘치과의사 윤리강령’ 제정에 치협이 함께 하도록 제안할 생각이다. 또한 치협이 몇몇 대의원들만이 아닌 전체 치과의사들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 견인해 나갈 것이다.

작년 12월 5일 아름다운 재단과 1% 나눔운동 조인식을 체결한 것으로 안다. 1%를 어떻게 사용할 생각인가?
치과의사들의 봉사와 나눔 정신은 타의료인들에 비해 훌륭하다고 본다. 하지만 나눔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너무도 많다. 회원들의 정성으로 모인 1%를 치과의료에 소외된 이들을 위해 사용할 생각이다.

또한 서치에서도 장애우 진료를 위해 스마일복지재단을 설립하고 1% 모으기 운동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1% 나눔운동에 가급적 많은 치과의사들이 동참할 수 있게 치협 등과 긴밀한 논의를 진행할 생각이다.

‘평화운동’이 핵심 사업기조로 나와 있는데….
지금까지 건치는 한반도 나아가 전세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지난 97년부터는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를 만들어, 굶어 죽어가는 북한 어린이들을 살리기 위한 지원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여왔고, 부문조직인 베트남평화의료연대에서 베트남 무료진료를 진행하는 등 세계평화를 위한 선도적인 활동을 벌여왔다. 즉, 평화운동은 굳이 내걸 필요없이 건치의 핵심사업 중 하나다.

그러나 올해 그것을 굳이 명시한 것은 지난 94년 체결된 북미간 제네바협정 시한이 만료되는 시점인 올해 한반도의 전쟁위기가 매우 고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라크 전쟁 책동에서 보듯, 최근 미국의 노골적이며 호전적인 태도는 한반도 전쟁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올해 평화운동은 건치 만이 아니라 전국민이 대대적으로 벌여야 할 절실한 사업이다.

건치가 벌써 15주년을 맞이했다.
치과의사 사회에서 건치가 너무 정치적이라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그러나 건치는 창립목적에서도 나와있듯이 사회 속에서 의료를 실천하는 집단이다. 건치가 시민사회 단체로 명실상부하게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사회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 참여한 결과라 생각한다. 국민과 더불어 실천하는 의료인의 면모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다만, ‘치과의료개혁’을 핵심 사업기조로 내걸었듯이, 앞으로는 치과계 내부의 문제에도 더욱 귀를 기울이겠다.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활동 등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할 생각이다. 또한 뜻을 함께 하는 치과의료인들을 만나 ‘회원 배갗에 주력할 것이다. 올 한 해 열심히 살겠지만, 회원들의 따끔한 질책이 있다면 언제든지 겸허히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많은 참여와 질책 부탁드린다.

개원의로서 힘들텐데….
진료와 사회활동을 함께 해나가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함께 공동개원 중인 동료들에게 미안한 감이 든다. 환자에게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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