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권력의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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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권력의 교체
  • 편집국
  • 승인 2003.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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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매체, 인터넷 신문의 등장


“2002년 12월 19일, 대한민국의 언론권력이 교체됐다. 조중동(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이 길게는 80여 년간 누려왔던 언론권력이 드디어 교체된 것이다. 언론권력은 종이신문 직업기자의 손에서 네티즌, 인터넷 시민기자에게 이양됐다.” - 오연호, 오마이뉴스 기자

구세대는 예전에 학교에서 신문의 면 구성을 1면 정치, 2면 경제, 3면 사회, 4면 문화 라는 식으로 외워서 시험문제를 풀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종이로 된 신문이 언론의 거의 전부였던 시대는 TV, 라디오의 등장으로 흔들렸다.  그리고 인터넷의 등장은 기존 언론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물론 기존의 언론매체들도 인터넷이라는 환경에 앞다투어 뛰어들었지만 종이신문의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뭔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인터넷 언론은 몇 년전까지만 해도 기존 활자매체나 방송매체의 이론적인 대안으로만 거론됐을 뿐 현실적인 가능성으로는 그다지 높게 평가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 !

딴지일보(1998.7.)와 같이 패러디 형태로 처음 등장한 인터넷 언론은 급속도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해 가고 있다.  현재 잘 알려진 것으로는 오마이뉴스(2000.1. 창간)가 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는 모토를 내걸고 창간한 오마이뉴스는 현재까지 22,000여 명의 ‘뉴스게릴라’를 확보한 상태다.  이런 기반을 가지고 지난 대선을 통해 그 힘을 보여준 바 있다. 

일반신문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자실 출입이 제한되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뉴스게릴라, 시민기자라는 새로운 형태의 편집방법과 기사에 대한 의견의 적극활용으로 기존의 언론매체가 가지는 일방통행식 정보전달의 한계에 도전해 왔다.  민주당 후보로 결정된  노무현 당선자에 대한 단독 인터뷰 기사 등이 실린 작년 4월 30일 오마이뉴스 하루 페이지뷰는 615만5837쪽을 기록했다.

프레시안(2001. 9.)도 인터넷 공간에서 그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속보 중심의 기존 인터넷신문과 달리 프레시안은 심층보도와 기획보도를 앞세워 기사의 질로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기존언론에서 경험을 다진 기자들로 편집진을 구성하고 있다. 

순수 아마추어리즘을 표방하며 3년 여 동안 대안언론의 한 축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인터넷한겨레 <하니리포터>에는 3,000여 명의 리포터들이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중앙일간지의 경우에도 지방 주재기자들은 대개 2∼5명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오마이뉴스>의 경우 경기도에만 2,800여 명, <하니리포터>의 경우 부산에만 100여 명의 시민기자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시민기자단의 양적 성장에서 나오는 뉴스 생산력의 확대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 것이다.

인터넷 언론이 활성화되고 그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한계가 있고 인터넷 언론으로 인한 부작용도 노출되고 있다.  인터넷 언론은 새로운 세대에게는 주목받고 있지만 기존의 매체에 익숙한 기성세대에게는 접근의 한계를 가진다.  이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처럼 세대간 대립의 양상이 나타나는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앙마’를 둘러싼 논란 

대안언론으로 인터넷언론의 높아진 위상에 비해 법률적·제도적 장치가 미비한 현실이 지적된다.  그리고 다른 닷컴 기업과 마찬가지로 수익구조의 문제는 아직도 충분히 해결되지 못했다.  이제 인터넷 언론들도 수익구조 창출을 위해 콘텐츠 유료화를 추진할 때가 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작년말 자발적 유료화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현재 오마이뉴스는 인터넷 매체로는 이례적으로 흑자로 돌아섰다고 한다.  하지만 그 결과는 좀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하니리포터>의 경우 그나마 유지되던 ‘원고료지급’제도를 작년 12월을 끝으로 마감해야 했다.

또 인터넷 언론, 특히 시민기자 형태를 채택하고 있는 매체의 경우는 그 속보성과 다양한 참여가 장점이지만 반면에 기사의 질과 정확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최근 오마이뉴스에 촛불시위와 관련해 앙마라는 아이디로 글을 올려 말썽이 되었던 사례처럼 다양한 참여와 인터넷의 익명성은 장점이자 단점이 되기도 한다.  촛불시위 최초 제안자로 잘 알려진 ‘김기보’씨가 자신이 제안한 촛불시위를 마치 다른 사람이 주장한 사실을 취재한 것처럼 ‘자가발전’식으로 기사를 썼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앙마’사태는 양적으로 성장한 시민기자단과 그들이 생산하는 기사가 이제는 질적으로 성장해야 할 시기에 다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열악한 수익구조와 부족한 인력의 한계를 극복할 방법으로 인터넷 매체들의 수적인 난립을 피하고 과감한 상호 협력·통합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또 인터넷 공간에는 오프라인 공간에 비해 폭넓은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검증받지 못한 매체가 등장하기도 한다. 

‘독립신문’(구한말의 독립신문이 아님!)이나 네티즌 사이에 그 이름이 유명해진 배부전씨의 ‘미주통일신문’ 같은 매체도 버젓이 인터넷 공간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뉴스게릴라의 힘

그럼에도 오프라인에 비해 훨씬 넓어진 표현의 공간으로 인터넷은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언론매체가 활동할 수 있게 하고 그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물론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처음 라디오 뉴스가 나왔을 때 기존 신문과의 경쟁에서 이기리라고 아무도 상상 못했고 라디오 또한 뒤늦게 나온 TV 뉴스에 밀려나게 됐다.”(김경희 한림대 교수) 
인터넷 언론이 이런 흐름을 앞서려면 기성 언론과 차별화 된 새로운 글쓰기 형태와 기사선정으로 인터넷 언론을 찾는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인터넷 신문에 대한 활발한 접속이나 많은 이용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론시장에서 인터넷 언론이 갖는 영향력 증대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제기된 음모론과 색깔론, 언론관 파동 등 일련의 과정에서 일부 활자매체 언론들의 일방적인 여론몰이에 제동을 건 것은 대표적인 예다. 이른바 ‘빅3’ 신문의 주관적인 여론조성 시도가 먹혀들지 않은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인터넷 언론의 활성화 때문이라는 데 대해 언론계 안팎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 기자협회보 2002. 05. 01 

종이신문, 라디오, TV에 이은 새로운 인터넷 언론, 그 미래가 기대된다.


대표적인 인터넷 언론들
 
딴지일조 www.ddanzi.com
패러디 언론으로 출발 ‘엽기’ 단어 유행시키며 인터넷 매체 가능성 보임.
오마인스 www.ohmynews.com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로 출발, 현재 여러모로 인터넷 언론의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프레시안 www.pressian.com
분석·기획기사 위주로 다른 매체와 차별화, 경력 기자들을 주축으로 출발
하니리포터
www.hanireporter.hani.co.kr
한겨레신문과 독립된 시민기자가 참여. 다양한 분야의 기사들을 다룸.
서프라이즈 www.seoprise.com
‘진짜 칼럼주의’라는 구호아래 정치관련 칼럼등을 주로 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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