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의 FCC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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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의 FCC 레스토랑
  • 이동호
  • 승인 2008.09.1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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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친구들 이야기] 24

드디어 프놈펜에 들어왔습니다. 이번 답사여행의 최종 종착지이자 또 가장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할 곳입니다. 수도 프놈펜은 넓은 강유역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북쪽으로부터 흘러들어와 동쪽으로 흘러가는 메콩강의 본류가 프놈펜을 관통하며 유유히 흐르고 있고 서쪽의 톤레삽으로부터 흘러나간 강물이 바싹강으로 흘러들어 이곳에서 메콩강과 합류합니다.

바로 그 바싹강변에 크고 작은 많은 호텔들과 게스트하우스들, 그리고 술집과 레스트랑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밤에도 불을 밝힌 환전소 앞에서 젊은 서양인 녀석이 캄보디아여자와 수상한 거래를 벌입니다. 여기 바싹강변에서는 물론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김지훈신부님께서 미리 예약해두신 Indochin II hotel은 바로 강변 근처에 있었습니다. 하루밤에 15~20불 정도의 비교적 저렴한 게스트하우스 수준의 숙소였지요. 

방은 작았지만 따뜻한 물로 샤워할 수 있는 작은 욕실이 방마다 딸려 있어서 그리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게다가 주위에 괜찮은 레스트랑들이 많이 몰려있고 또 바싹강이 바로 앞에 있어서 산책하기에도 더없이 좋았지요.

객실에서 강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뷰가 좋은 방들은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거니까요. 숙소에 짐을 던져놓고서 우선 급한 문제부터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저녁을 어디에서 먹을까 하는 것이지요.

지난 봄에 진료활동을 왔을 때 찾았지만 마침 문을 닫고 있어서 들어가지 못했던 'Friends'라는 식당을 가기로 했습니다.

'Friends'는 거리의 청소년들을 모아서 그들에게 직업교육을 시키고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한 NGO단체가 운영하는 레스트랑입니다. 이곳 프놈펜에서는 제법 유명한 곳이지요. 하지만 이날 저녁, 저희들이 그곳을 다시 찾았을 때 그곳은 리모델링 공사중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다시 찾은 곳이 바로 FCC입니다.

강을 내려다보고 있는 FCC는 아마도 프놈펜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일 것입니다. 물론 외국인들에게만요. 음식값을 따진다면 보통의 캄보디아 사람들이 도저히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은 아닙니다.

이곳은 2층과 3층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 끝내줍니다. 바싹강의 노니는 유람선들을 보면서 앙코르맥주 한 잔으로 이국의 정취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곳이 바로 FCC입니다.

이곳은 70년대 중반, 프놈펜이 크메르루즈군에 의해 함락되기 전 많은 외국주재원들과 종군기자들이 가장 즐겨찿던 곳 중의 하나입니다. 지금도 당시의 사진들이 계단과 복도 곳곳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FCC에서 바라보는 바싹강변의 풍경사진은 이번엔 찍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봄, 진료단원들을 이끌고 이곳을 찾았을 때 남겼던 사진들을 찾아보았습니다. 

둘째날 진료를 마치고 김신부님과 함께 이곳을 찾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잘생긴 아들녀석을 둔 덕분으로 식대를 치루었었지요. 그 날도 참 분위기는 좋았었습니다. 비록 뜻하지 않은 출혈이 조금 있었지만요. 그 때의 사진을 다시 보니 기억이 새롭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좋은 자리는 이미 비어있지 않았습니다. 저희들은 윗층의 제일 구석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지만 이곳도 역시 나쁘지 않았습니다.

우선 조용했고 또 뒷편으로는 멀리 불을 밝힌 왕궁이 보였고 또 밝은 보름달이 머리 위에 떠있었으니까요.

아 그러고 보니 바로 어제가 추석이었습니다. 바로 바탐방에서 추석을 보낸 것이었습니다. 피자와 캄보디아 전통 스테이크요리 등으로 배를 채우고 이 집에서 또 가장 맛있다는 커피와 맥주로 입을 즐겁게 했지요. 그렇게 프놈펜에서의 첫날밤, 캄보디아에서의 닷새째 밤이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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